[스포츠서울 | 이현승 기자] 소재원 작가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 직접 영화를 관람한 뒤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소재원 작가는 5일 자신의 SNS에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을 관람한 소감을 공개하며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소 작가는 “영화관을 빠져나오는 순간, 조용히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은 사라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이 영화가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님을 모욕했다고 여겨지는 지점을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를 바탕으로 이 정도의 창작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인가?”라며 “대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입에 담기도 힘든 박정희 대통령님에 대한 루머는 영화 속 어느 흐름과 장면에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암살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둘러싼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으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 속 일부 설정과 대사가 실제 역사적 사실과 다른 방식으로 묘사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창작의 자유와 역사적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허진호 감독 역시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 영화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표현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를 직접 관람한 소재원 작가는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내렸다.
소 작가는 “‘암살자(들)’은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은 어떤 흠결도 찾지 못할 만큼 완벽했다”며 “이제 허진호라는 이름이 거장이라 불려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재원 작가는 자신 역시 실화를 비롯해 사회적 사건과 소외된 이들의 삶을 작품으로 다뤄온 작가라는 점에서 자신의 경험을 언급했다.
소재원은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원작 소설인 ‘나는 텐프로였다’를 비롯해 ‘소원’, ‘터널’, ‘균’, ‘그날’, ‘이별이 떠났다’, ‘기억을 잇다’ 등의 소설을 집필했다. 특히 ‘소원’은 성폭력 피해 아동과 가족의 이야기를, ‘터널’은 터널 붕괴 사고로 고립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균’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그날’에서는 일제강점기의 한센병과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이 가운데 ‘소원’과 ‘터널’은 영화로 제작됐으며, ‘이별이 떠났다’ 역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소재원의 작품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의 삶을 주요 소재로 삼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자신의 작품 활동을 바탕으로 소 작가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에서 창작의 자유뿐 아니라 실제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고려 역시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놨다.
그는 “작품 이외의 곳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며 “바로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배려’”라고 강조했다.
역사적 사건이나 실화를 작품의 소재로 삼는 과정에서 창작자가 어디까지 자유롭게 각색할 수 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실제 사건을 경험한 당사자와 유가족 등에게 어느 정도의 배려가 필요한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은 개봉 이후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놓고 이어지고 있다. 영화에 대한 평론가와 대중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진중권 교수, 이동진 평론가 등도 각각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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