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소설가 전정희의 행간] 올가을, 어머니의 품을 닮은 화천에서 띄우는 편지

김세훈 강원 화천군수(왼쪽)와 소설가 전정희 화천군 홍보대사가 23일 화천군청 군수실에서 지역 역사와 문화자원 활용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문학을 활용한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과 향후 협력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세훈 강원 화천군수(왼쪽)와 소설가 전정희 화천군 홍보대사가 23일 화천군청 군수실에서 지역 역사와 문화자원 활용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문학을 활용한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과 향후 협력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울긋불긋 타오르는 가을날의 화천은 언제나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게 나를 맞아준다. 2026년 10월23일 오늘, 강원도 화천군 홍보대사이자 방송인, 그리고 온전한 소설가의 시선으로 다시 찾은 이곳은 내게 단순한 지자체 그 이상의 깊은 의미를 지닌 소중하고 특별한 고향이다.

지난 2023년, MBN 생생정보 ‘사람향기’와 헤럴드경제 ‘쉼’ 프로그램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이 홍보대사라는 귀한 직함으로 이어졌고, 무엇보다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아들이 화천의 자랑스러운 이기자 부대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절이 떠올라 코끝이 시려왔다. 청춘의 한 페이지를 건강하고 씩씩하게 채우고 제대한 아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기에, 이곳 화천의 흙 한 줌, 바람 한 자락도 내겐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화천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깊은 계곡을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는 화천의 풍경은 영락없는 어머니의 품속이었다.

오전 10시 30분, 설레는 발걸음으로 김세훈 화천 군수님과의 첫인사를 나누기 위해 군수실 문을 열었다. 행정가로서의 묵직하고 냉철한 카리스마가 풍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깊은 인간미와 온기가 감돌았던 군수실의 공기는 이내 따뜻한 대화로 채워졌다.

김세훈 군수님이 이끄는 민선9기 화천의 군정 철학은 명확하고 준엄했다. “첫째도 소득, 둘째도 소득, 셋째도 소득”을 외치며 군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소득 중심 행정을 펼치는 군수님의 모습에서, 화천의 모든 정책이 어떻게 군민의 삶과 연결되는지 그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김세훈 군수님이 걸어온 발자취는 언제나 화천의 성장, 그리고 문화관광의 도약과 궤를 같이해 왔다. 화천군 관광정책과장과 기획감사실장 등을 거치며 화천산천어축제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일궈낸 ‘축제 기획의 마술사’이자, 강원도청 관광마케팅과장과 글로벌투자통상국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정통 행정 전문가가 아니던가. 최일선 실무자에서 시작해 도청의 핵심 요직을 거쳐 다시 화천의 수장으로 돌아오기까지, 그가 묵묵히 걸어온 헌신의 발자취가 군수실 곳곳에 훈장처럼 배어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지난 취임사에서 밝혔던 뜨거운 포부는 단순한 공약이 아닌, 화천을 향한 오랜 고뇌의 결실이었다. 당시 군수님은 “화천의 경제 지도를 새롭게 그리겠다”라며, 소외당하는 군민 없이 모두가 잘사는 소득 중심의 경제 활성화와 정주 여건의 대대적인 혁신을 선언했었다. 오늘 마주한 군수님의 눈빛은 취임사에서 던졌던 그 약속들을 완벽하게 실현하겠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기 위해 추진중인 중대형 임대주택 700호 건설 등의 정주 여건 개선 사업은 화천을 향한 군수님의 깊은 고뇌와 애정의 산물이었다. 청년과 주민들이 떠나지 않고 머무를 수 있는 터전을 닦는 것, 그것이 바로 화천 행정의 뿌리였다. 이에 더해 중학생 전원에게 해외 배낭연수를 지원하고 대학원 학비까지 전액 책임지는 파격적인 명품 교육 복지 비전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화천의 교육 복지는 이 땅의 모든 어머니가 바라는 따뜻한 품과 닮아 있었다.

이날 대담에서 나는 홍보대사이자 소설가로서 화천군에 작은 제안을 건넸다. 화천이 가진 깊은 역사와 이 땅을 일구며 살아온 원주민들의 애환 가득한 삶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집필하고 싶다는 계획이었다. 단순한 관광이나 일회성 축제의 도시를 넘어, 화천의 천혜의 자연경관에 역사적 이야기를 더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적 자산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화천의 사계절 속에 숨겨진 수많은 숨결에 문학적 호흡을 불어넣는 상생의 파트너십을 발휘하고 싶다는 나의 말에, 김세훈 군수님 또한 깊이 공감하며 전폭적인 지지와 기대를 보내주셨다. 문학과 행정이 손을 맞잡고 화천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동반자가 되기로 약속한 것이다. 깊은 공감 속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30분이라는 시간은 모래시계의 모래알처럼 야속하리만큼 금세 흘러가 버렸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광부들의 애환과 삶을 담았던 나의 장편소설 <복수초>를 군수님께 선물로 건네며 사진 한 컷으로 오늘의 소중한 만남을 가슴에 새겼다.

군수실을 나와 이어지는 발걸음으로 안중기 부군수님을 따로 뵙는 뜻깊은 자리를 가졌다. 안부군수님 역시 나의 고향인 강원도 정선 출신이시라 만나 뵙자마자 더욱 반갑고 기쁜 마음이 앞섰다. 타향에서 마주한 고향의 정취는 이내 행정과 삶을 아우르는 깊고 진솔한 대화로 이어졌다. 화천의 내실을 탄탄하고 섬세하게 다져가는 안 부군수님의 행정 철학과 고향 이야기는 무척이나 따뜻했다. 김세훈 군수님의 선 굵은 비전 뒤에서 묵묵히 행정의 뼈대를 세우고 계신 안 부군수님의 섬세한 역량을 마주하며, 화천의 군정이 얼마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온전히 실감할 수 있었다. 두 분의 단단한 결속과 각자의 자리에서 다하는 헌신이야말로 화천의 내일을 더욱 밝히는 든든한 등대와 같았다,

부군수님실을 나와 돌아오는 길, 마침 화천 장날의 시끌벅적하고 푸근한 온기가 발길을 붙잡았다. 장터 구석구석을 채운 고소하고 달큰한 냄새 속에 문득 그 옛날 어머니가 가마솥에 쪄주시던 포실포실한 술빵 생각이 울컥 밀려와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을 찾듯 참지 못하고 덥석 산 술빵과 쫀득한 감자떡을 한잎 가득 베어 무니, 입안 가득 내 고향 강원도의 푸근한 향기가 밀물처럼 차올랐다. 가마솥 연기 피어오르던 옛 추억이 화천의 장터에서 고스란히 살아난 듯했다.

오늘 화천으로 향하던 길, 도로변을 수놓은 울긋불긋한 단풍과 샛노란 은행잎들은 마치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 나를 포근하게 마중하는 자연의 채색화 같았다. 가을 바람에 서정적으로 나부끼는 오색 빛깔 나뭇잎들은 마주 앉아 다정하게 속삭이는 화천의 깊은 이야기처럼 마음을 은은하게 파고들었다. 웅장한 계곡을 부드럽게 감싸 안은 화천의 사계절과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수많은 이야기들. 작가의 섬세한 감성으로 바라본 화천은 언제나 살아있는 문학 그 자체이자,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터다.

맑고 높은 가을 하늘 아래, 고향의 푸근한 향기를 가득 품고 돌아오는 길은 온통 감사함과 설렘으로 물들어 있었다. 앞으로 김세훈 군수님, 그리고 안중기 부군수님과 따로 또 같이 발맞추며 만들어갈 화천의 문화적 도약과 따뜻한 변화에 홍보대사이자 든든한 동반자로서 나의 문학적 영향력과 온 정성을 아낌없이 보탤 것을 다짐해 본다.

그렇게 온기가 가득한 화천군을 떠나오는 길,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 전쟁의 아픈 상흔이 고스란히 새겨진 38선의 푯말을 넘어서는 순간, 가슴 한구석을 잔잔하게 파고드는 깊은 먹먹함이 내 안의 문학적 사명감과 묵직한 그리움으로 길게 내려앉고 있었다.

23일 강원 화천군을 방문한 소설가 전정희 화천군 홍보대사가 지역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 작가는 이날 장터에서 술빵과 감자떡을 맛보고, 주민들의 일상과 지역의 정취를 문학적 시선으로 살펴봤다.

필자 : 소설가 전정희(화천군 홍보대사)

◇현재 가장 주목받는 ‘지역 스토리텔러’이자 문학과 방송을 넘나드는 소설가이다. 사라져가는 지역 공동체의 정서와 평범한 사람들의 숭고한 삶을 끈질긴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밀도 높게 그려내며 K-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신 방송 행보 : 채널A 로드 다큐멘터리 <소설가 전정희의 그곳에 가면 행복할지도>, KBS 굿모닝 대한민국 <소설가 전정희의 도시로그>, TV조선 <슬기로운 아침>, 2026년~현재 전국 각지의 숨은 이야기와 매력을 전하는 스토리텔러로 맹활약중

◇최신 대표 저서출간 예정 및 드라마화 예정작

-2026년 새 작품 출간 예정작 : ‘영덕 엄마의 바다’ (12월 중)

-드라마 : ‘묵호댁’(데뷔작, 연극 무대에 이어 최근 드라마로 예정), ‘복수초’(2025년 출간, 문경 탄광촌 광부들의 애환을 담은 대하 서사극, 대한민국 광부 100주년 기념 드라마 진행중)

-주요 저서 : <장편소설 하얀민들레>, <장편소설 두메꽃> <장편소설 가시나무 꽃이 필 때> 외 다수

◇주요 대외 활동 : 강원 화천군·경북 문경시·인천 강화군 홍보대사/강원 동해시 대외협력관/경북 영덕군 명예홍보대사, 서울시정일보 논설위원, 한국인권신문사 칼럼니스트

◇최근 수상 내역 : 종합문예지 <시와창작> 제58호 공모 ‘세종대왕문학대상’ 소설부문 수상

전인수 기자 penjer@kukinews.com

Facebook

X

Kakao

link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