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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소부장 레이더] 한화세미텍, 1분기 보릿고개…HBM4 효과 언제쯤

아울러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차세대 AI 칩에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탑재를 시사하고 있어 하이브리드 본더 도입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는 2분기 중...

[소부장 레이더] 한화세미텍, 1분기 보릿고개…HBM4 효과 언제쯤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 Expert’. / 사진 제공=한화세미텍

한화세미텍이 올해 1분기 TC본더 수주 공백 여파로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지난해 하반기 주요 고객사의 장비 발주가 끊기면서 1분기 매출 인식 구간에 공백이 생긴 영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하반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2분기부터 장비 수주와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분기 대비 적자전환…TC본더 수주 공백 탓

4일 한화비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1분기 매출액 831억원, 영업손실 13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0.3% 줄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축소됐다. 그러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 매출은 3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16.5%에 그쳤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TC본더 수주 공백이다. TC본더는 HBM 생산에 필요한 핵심 장비다.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공급하며 장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수주 공시 기준 한화세미텍의 고객사 내 TC본더 점유율은 5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주요 고객사의 신규 발주가 사실상 부재해 올해 1분기 실적에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까지 시장의 중심은 HBM3E였다. HBM4 전환을 앞둔 고객사들이 신규 투자를 미루면서 장비 발주가 일시적으로 끊긴 영향이 컸다. 게다가 HBM4 전환 초기에는 기존 TC본더 장비를 일부 개조하거나 프로그램을 보완해 대응하는 방식이 가능해지면서 고객사들의 신규 장비 발주가 예상보다 늦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장비 업체의 실적은 고객사의 투자 시점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수주가 이뤄진 뒤 장비 제작과 납품, 검수 과정을 거쳐 매출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 TC본더 발주가 줄어든 영향은 올해 1분기 매출 공백으로 이어졌고,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적자 지속으로 이어진 셈이다. 다만 한화세미텍의 1분기 부진은 HBM 수요 둔화라기보다 HBM3E 투자 마무리와 HBM4 투자 본격화 사이에서 발생한 세대 전환기 공백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세미텍의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SHB2 나노' / 사진 제공=한화세미텍

빨리지는 HBM4·HBM4E…하반기 수주 기대

시장에서는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반기 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 미뤄졌던 TC본더 발주가 다시 늘어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차세대 AI 칩에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탑재를 시사하고 있어 하이브리드 본더 도입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는 2분기 중 고객사에 HBM4E의 첫 샘플 출하를 계획 중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하반기 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HBM4E 에서부터는 하이브리드 본더가 일부 도입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실제 한화세미텍도 하이브리드 본딩 테스트 장비를 이미 납품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향 TC본더 추가 발주 여부가 한화세미텍 실적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별로 상세 전망은 다르지만 올해 SK하이닉스의 TC본더 발주 물량 예상치는 70~100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대비 최대 약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해외 고객사향 첨단 패키징 장비 납품도 하반기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화세미텍은 3분기 해외 OSAT 고객사를 대상으로 팬아웃 패널레벨패키징(FO-PLP) 장비 납품을 진행할 예정이다. OSAT는 반도체 조립과 패키징, 테스트를 담당하는 후공정 전문 업체다. FO-PLP는 원형 웨이퍼가 아니라 사각 패널 단위로 반도체를 패키징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첨단 패키징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관련 장비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화세미텍 입장에서는 FO-PLP 장비 납품이 함께 이뤄질 경우 실적 회복뿐 아니라 사업 기반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실적은 HBM용 TC본더 발주 흐름에 크게 좌우됐다. 여기에 해외 OSAT향 장비 납품이 더해지면 고객사와 제품군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AI 반도체 성능 경쟁이 후공정 기술 경쟁으로 번지면서 TC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더, FO-PLP 등 첨단 패키징 장비의 중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남채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BM4 양산이 하반기부터 이뤄짐을 감안하면 연초 예상했던 70대 규모의 TC본더 발주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3분기부터는 신규 장비 매출(FO-PLP)이 가세할 전망으로, 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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