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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성과 연동형 리픽싱' 조항은 신중 또 신중해야

스타트업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계약에서 상환주식과 전환주식 중 어느 것이 더 창업자와 회사에 실제로 위협이 될까?

'성과 연동형 리픽싱' 조항은 신중 또 신중해야

최철민 최앤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최앤리의 스타트업 투자· M&A 법률가이드]

스타트업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계약에서 상환주식과 전환주식 중 어느 것이 더 창업자와 회사에 실제로 위협이 될까? 최근 논란이 되었던 ‘신한캐피탈 VS 어반베이트’ 투자금 반환소송은 표면상 상환주식과 관련된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상환주식 자체가 문제였다기보다 투자계약서상 무과실 연대책임 조항이 쟁점이 되었던 사건이었다.

‘상환주식’보다 더 무서울 수 있는 ‘전환주식’ 리픽싱

상환주식보다 오히려 전환주식이 창업자에게 더 무서운 조항이 될 수 있다.

미국 스타트업인 ‘Service Titan’은 지난 2024년 IPO(기업공개)를 하는 과정에서 공모가를 주당 71달러로 확정했다. 그런데 이전 Series H 라운드에 들어온 투자자의 발행가격은 84.57달러로 IPO 공모가보다 한참 높았던 것이다. 결국 투자자는 투자계약상 리픽싱(전환조건)을 적용해 기존 우선주 560만4318주를 보통주 709만7600주로 전환했다.

이처럼 전환주식은 상환주식과 달리 돈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업자의 지분율과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강력한 권리가 내포되어 있다.

RCPS 투자계약상 전환주식과 리픽싱의 개념과 종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전환주식의 전환권을 행사함으로써 해당 RCPS를 일정한 전환조건에 따라 보통주로 바꿀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바로 ‘전환가액’과 ‘전환비율’이다. 기본 전환가액은 투자 당시 발행가액이다. 그러나 전환조건 즉, 리픽싱을 적용해서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같은 투자금으로 전환되는 보통주 수가 늘어나고, 그만큼 기존 주주와 창업자의 지분율은 희석된다. 리픽싱이란 바로 이 전환가액이나 전환비율을 사후적으로 조정하는 조항을 말한다. 앞서 살펴본 미국 스타트업 ‘Service Titan’ 사례가 리픽싱을 적용한 경우다.

텀싯 단계에서 합의되지 않았던 성과연동 리픽싱 조건이 투자계약서에 있다면, 최우선으로 삭제 요청을 해야 한다. 성과연동형 리픽싱 조항을 넣기로 사전 합의가 됐다면, 매출·영업이익 등 달성 기준을 보수적으로 정해야 한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리픽싱의 종류는 다양하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후속투자 주당 단가가 종전 라운드의 주당 단가보다 낮아졌을 때 적용되는 다운라운드 리픽싱, IPO 공모가나 M&A 가격에 연동되는 리픽싱, 그리고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성과지표에 연동되는 리픽싱이 있다. 표준투자계약서상 전환조건(리픽싱)으로 다운라운드, IPO, 합병 등 리픽싱은 일반적으로 기재되어 있지만 성과 연동 리픽싱은 빠져있다.

실제 투자계약에서 피투자사와 창업자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바로 성과 연동 리픽싱이라고 할 수 있다. 다운라운드, IPO, 합병 리픽싱은 그 내용이 정형화되어 있지만, 성과 연동 리픽싱은 협상력에 따라 유불리의 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매출, 당기순이익 KPI 연동 리픽싱 사례…글로우 리투삭스

안다르 창업자 신애련 전 대표가 새로 설립한 글로우(브랜드명 리투양말)의 투자계약 사례가 대표적인 매출 성과연동형 리픽싱 형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글로우는 투자자에게 RCPS를 발행해 수차례 투자를 받았는데, 해당 투자계약서상 리픽싱 조건으로 2024년 매출액(130억~150억) KPI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우의 2024년 매출은 결국 약 65억 5000만원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2023년도 매출액 16억 대비 무려 3배의 성과였으나, 투자계약서상 리픽싱 조건인 150억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기 때문에 꼼짝없이 투자계약서상 리픽싱 조항에 적용을 받게 된 것이다. 전환가액 조정이 될 경우 글로우는 리픽싱 적용으로 창업자 지분이 약 6%가량 낮아지고, 그 비율만큼 해당 투자자의 지분율이 증가하게 된다.

성과 연동형 리픽싱 조항은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

런웨이(Run way)가 당장 한두달 남은 상황에서 자금조달이 절실한 창업자는 가혹한 투자계약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텀싯 단계에서 합의되지 않았던 성과연동 리픽싱 조건이 투자계약서에 있다면, 최우선으로 삭제 요청을 해야 할 것이다.

성과연동형 리픽싱 조항을 넣기로 사전 합의가 됐다면, 매출·영업이익 등 달성 기준을 보수적으로 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가능한 동시 충족 조건(그리고)이 아닌 독립 충족 조건(또는)으로 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과 미달성으로 인한 리픽싱이 적용된다고 해도 그 전환가액의 하한액, 하한률은 반드시 설정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최철민 최앤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최철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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