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진 웨스트민스터성경연구소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WEA 서울총회 서울선언문 해설서를 설명하고 있다. 박명수 서울신학대 명예교수, 이 소장, 김상식 전 총장,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 교수, 오덕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왼쪽부터)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의 신학적 정체성을 규명하고 시대적 도전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을 제시하는 해설서가 나왔다.
WEA 서울총회 조직위원회는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선언문 해설집’ 발간을 알렸다. 서울선언문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WEA 제14회 총회에서 채택된 문서다. 성경의 무오성과 권위, 낙태와 안락사 등 생명 윤리, 창조세계 보전, 다음세대와 제자훈련, 세계복음화, 종교다원주의와 성혁명 이데올로기, 북한 주민의 신앙 자유 등을 다뤘다.
WEA가 총회 선언문 해설집을 발간한 것은 1992년 필리핀 마닐라 총회 이후 34년 만이다. 신학자와 목회자로 구성된 서울총회 신학위원회가 1년 간 WEA 신학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펴냈다. 신학위원회장 오덕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은 “서울선언문에 담긴 복음주의 신학의 범주와 표현을 전문적으로 해석해 정리할 필요성에 공감해 발간하게 됐다”며 “WEA에 관한 오해를 불식하고 성경의 무오성과 절대 권위를 분명히 선언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WEA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선언문 발표 당시 WEA가 성경의 오류 없음을 ‘무오성(inerrancy)’이 아닌 ‘무류성(infallibility)’ 수준에서 표현하는 데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성경을 무오성으로 보는 입장이 성경에 어떤 오류도 없다고 본다면 무류성은 시대적 한계를 인정하며 신앙과 실천 영역에서 오류가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 교수는 WEA가 창립된 1846년의 맥락으로 이 논쟁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19세기 신학자들은 ‘성경에 어떠한 오류도 없다’라고 말할 때 무오성과 무류성을 구분 없이 사용했다”며 “두 개념을 구별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 신복음주의 운동 이후”라고 강조했다. 이어 “용어를 나누지 않았지만 당시에도 성경이 모든 면에서 정확무오하다는 데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국진 웨스트민스터성경연구소장은 WEA의 연대 원칙을 ‘타협없는 협력’으로 요약했다. 이 소장은 “이는 복음주의 신학적 특징을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연대한다”며 “WEA의 신앙 정체성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세계적 이슈를 함께 다루는 것이 서울선언문의 요지”라고 전했다.
박명수 서울신학대 명예교수는 복음주의 특성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전도를 통한 구원, 제자 삼기, 창조 질서 회복, 성경의 무오성, 예수 구원의 유일성이다. 박 교수는 “이 다섯 가지를 명확히 세우는 동시에 성령의 현재적 역사를 제시한 것이 선언문의 가치”라며 “복음주의는 교리를 강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성령의 역사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도만큼이나 참된 제자로 만드는 제자훈련이 복음주의의 핵심 강령”이라고 덧붙였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장은 WEA총회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세계복음주의 전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총회 기간 동안 91개국의 494명이 총회 회원이 응답했다. 조사는 소그룹과 셀모임, 성경공부반, 사역 봉사 참여를 통한 훈련 등을 제자훈련으로 규정했다.
지 소장은 “세계 복음주의 지도자 10중 9명은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이들 중 77%는 ‘제자훈련을 통해 성도 삶의 변화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제자훈련의 효과로는 ‘그리스도 제자로서 정체성 강화(1∙2 순위 합산 44%)’와 ‘기도 영성 생활의 성숙함(42%)’이 꼽혔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