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만 확장 국면 유지…소비재 내 업종 간 양극화 심화
중동사태에 따른 공급망 불안 심리로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소폭 하락한 가운데, 섬유패션업종은 최하위에 머물며 구조적 침체 국면을 보였다. 반면 화장품 업종은 제조업 중 2번째로 높은 지수를 기록하며 기준치를 상회했다.
섬유·의류업종이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직전분기 대비 1p 하락한 ‘76’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보면 내수기업 지수는 78로 전분기 대비 4p 상승했고, 중동사태와 같은 대외 리스크가 겹치며 수출기업 지수는 70으로 전분기 대비 20p 하락했다.
섬유·의류 업종의 BSI는 기준치 100을 37포인트 하회하는 63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9에서 63으로 1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 1분기 63으로 경기 저점에 도달한 이후 회복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정체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업종 간 비교하면 섬유·패션 제조업의 상대적 위치는 분명히 드러난다. 같은 조사에서 반도체는 118, 화장품은 103을 기록하며 기준치를 상회한 반면, 기계 90, 전기장비 85, 자동차·부품 73 등 대부분 업종이 100 이하에 머물렀다. 그 가운데 섬유·의류는 63으로 철강·금속(64)과 유사한 수준이며, 정유·석유화학(56)을 제외하면 최하위권에 속한다.
업종별 기업경기전망지수. 자료=대한상의
소비재 제조업 내에서도 업종 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화장품 업종은 2026년 2분기 BSI 103으로 기준치를 상회하며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분기 121에서 18포인트 하락해 성장 기대가 다소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유·의류 업종과의 격차는 40포인트에 달하며, 소비재 산업 내부에서도 구조적 경쟁력 차이가 경기 체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격차는 산업 구조에서 비롯된다. 화장품 산업은 브랜드 기반의 고부가가치 수출 구조를 갖추고 있는 반면, 섬유·패션 제조업은 OEM·ODM 중심의 가격 경쟁 구조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 이로 인해 외부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경기 변동이 곧바로 생산과 수익성에 반영되는 특징을 갖는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도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뒷받침한다. 제조업체들이 꼽은 주요 리스크 요인은 원자재·에너지 비용 상승이 70.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 29.8%, 환율 변동성 확대 27.6% 순으로 나타났다.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 상승은 특히 섬유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섬유 제조는 원사 생산, 염색, 가공 등 전 과정에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수요 둔화와 환율 변동성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과 생산 안정성이 동시에 압박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의류 제품은 대표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소비재로, 내수 소비 둔화와 글로벌 소비 위축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의 발주에 의존하는 OEM·ODM 구조에서는 주문 감소가 즉각적인 생산 축소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섬유·패션 제조업의 경기 체감이 타 업종보다 빠르게 악화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투자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기조가 뚜렷하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제조기업의 35.1%는 상반기 투자계획이 당초보다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시장 수요 악화(26.9%), 생산비용 상승(24.4%), 통상환경 변화(23.9%) 등이 지목됐다. 섬유·패션 제조업에서도 설비 투자, 자동화, 생산 효율화 관련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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