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계에서 급격히 떠오르고 있는 한 아이돌 걸그룹이 화제입니다. 5명으로 된 그룹에서 한 명이 경남 거제 출신인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고향을 이용한 ‘거제 야호’라는 구호를 만들어 소위 대박을 쳤습니다. 거제가 고향인 그녀는 당연히 고향인 거제에 놀러오라는 의미로 거제 야호를 외쳤는데 이 반향이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그 영상 이후 거제시로 오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대충 집계한 것만 해도 적어도 3배 이상 늘었다고 하니 폭발력을 짐작하게 합니다.
물론 거제는 그 자체로도 뛰어난 관광지이지만 평소보다 3배 더 관광객을 불러들인 힘은 그 연예인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 영향력으로 최근 그 걸그룹은 업계 1위인 세계적인 피자 브랜드의 공식 모델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이 반짝 유행과 인기 때문에 모델로 선정하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성장 가능성과 그에 따른 홍보 능력을 인정한 것입니다. 거제 야호가 정말 장난이 아닌 것입니다.
사실 참으로 부럽고 또한 고무적이며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모든 지방이 앞다퉈 자기 지역을 홍보하고 관광 오기를 온 국민에게 바라는 지금, 고장 출신의 연예인 하나로 관광객의 홍수를 맞은 거제는 얼마나 좋겠습니까. 너무나 고마운 일이어서 부랴부랴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등 윈윈 전략을 펼칩니다. 때마침 노이즈 마케팅처럼 그녀가 사투리를 쓰는 영상이 있었는데, 그 말이 부적절한 표현인지 아닌지 불꽃 논쟁이 붙어 온 언론이 거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연예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하도 주야장천 나오니 알 수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그 표현이 거제 사투리라고 하니 더욱더 거제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역시 기막힌 타이밍으로 한국전쟁 때 1.4 후퇴로 수많은 피난민이 도착했던 거제의 역사를 담은 흥남철수기념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참으로 물 들어올 때 노젓기가 성공한 경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름휴가를 맞아 거제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관광특수를 누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거제 야호로 거제에 관심이 생겨서 거제 간 김에 포로수용소나 흥남철수기념관을 들를 가능성이 아주 큰 것입니다.
수도권 비대화로 지방 소멸 시대를 걱정하는 지금 현실에 웃픈 농담이 하나 있습니다. 수도권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지방은 거의 다 아무런 특색이 없이 고만고만하니 소멸 위기라고 하며 그나마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딱 두 군데가 살아남을 거라는데, 그곳이 바로 여수 밤바다의 여수와 해운대의 부산이라고 합니다. 두 군데의 공통점은 바다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바다를 좋아하기에 바다는 관광지로서 최고 인기를 누립니다. 여름휴가는 바다로 가는 것이 지극히 일반적이니까요. 그리고 거기에 이제부터는 거제가 끼지 않을까요? 거제도 바다가 있기 때문에 조건이 너무나 딱 들어맞습니다.
우리 대구는 그저 부럽기만 하고 뾰족한 수는 없으니 참 속상합니다. 사실 일부러 대구로 관광을 오는 사람은 전국에서 많지 않습니다. 바다가 없으니까요. 바다 뿐 아니라 특별한 놀거리, 즐길거리도 풍부하지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사실입니다. 한때 여수 밤바다가 폭발적인 인기로 행복한 비명을 지를 때, 대구도 뭘 좀 없을까 하니까 ‘대구 불바다’로 하자는 우스개가 나왔는데 사람들은 정말 우스개로 그치지 말고 불바다를 방불케 하는 대프리카의 더위를 어떻게든 개발해 관광 상품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물론 그게 쉽지 않아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대구는 세계적인 스타인 BTS의 고향입니다. 두 명이나 대구 사람이 있습니다. 명덕네거리 쪽에 가면 슈가를 기념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너무 단순하고 규모도 작습니다. 전세계인이 시간을 내어 일부러 갈 만한 곳은 못되는 것 같습니다. BTS의 도시 대구가 좀더 획기적인 관광 산업을 기획할 수는 없을까요? 대구의 산업, 경제 등과 더불어 관광 위기는 더 이상 간과할 문제가 아닙니다. 단적인 예로 인천은 공항을 지은 다음부터 날마다 폭발적으로 성장해 인구 300만이 넘는 도시가 되었는데 그와 반대로 대구는 250만 인구도 무너져 전국 3대 도시 타이틀을 속절없이 인천에 내주었습니다. 세계의 관문 도시로 세계인이 찾는 인천과 반대로 아무도 찾지 않는 도시 대구는 날마나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누군가 ‘대구 야호’ 한 번 외칠 수 있는 그런 일이 없을까요? 내 고장을 사랑하지만 크게 할 수 있는 건 없는 안타까움에 미래를 열어갈 주인공인 여러분들에게 그저 이런 상황을 알려주고 호소할 뿐입니다.
대구월배초등학교 교사 김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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