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마크를 보면 ‘VERITAS’와 ‘LUX MEA’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베리타스’는 ‘진리’, ‘룩스 메아’는 ‘나의 빛’이라는 뜻이다.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세계적인 대학의 상징에서도 라틴어와 고대 언어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서양의 학문과 사상, 종교와 문화의 바탕에는 오래된 언어의 전통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헬라어’라고 부르는 언어는 무엇일까. 헬라어는 고대 그리스어를 가리키는 말로, 인도유럽어족에 속한다.
특히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활동을 계기로 지중해 동부와 헬레니즘 세계 곳곳으로 널리 퍼졌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어로 발전했다. 이를 ‘코이네 그리스어’라고 한다. 코이네는 ‘공통의’라는 뜻이다.
서로 다른 민족과 지역을 연결했던 이 언어는 이후 로마와 비잔티움 시대에도 오랫동안 문화와 종교, 철학과 학문의 중요한 언어로 사용됐다. 헬라어가 오늘날까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기독교와 성경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의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이 만들어졌고, 신약성경은 코이네 그리스어로 기록됐다. 초기 기독교의 신학과 교부들의 저술에도 헬라어가 널리 사용됐다. 그래서 한국의 신학계에서는 성서 원어인 고대 그리스어를 흔히 ‘헬라어’라고 부른다.
하지만 헬라어는 신학자나 고전학자들만의 언어가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단어 속에도 헬라어의 흔적이 남아 있다. 최영 선생의 ‘헬라어가 뭐야’(도서출판 리즈앤북)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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