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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울 누르니 경기도가 들썩…풍선효과 흑역사만 되풀이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구리시 등 비규제지역의 거래가 급증하고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규제지역 추가 지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이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 12곳으로 확대되면서 대상에서 빠진 비규제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뉴스1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구리시 등 비규제지역의 거래가 급증하고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규제지역 추가 지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이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 12곳으로 확대되면서 대상에서 빠진 비규제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다. 강남권 규제 이후 수원·용인·성남으로, 수도권 광역 규제 이후에는 김포·파주로 매수세가 옮겨갔던 과거 사례와 비슷한 흐름이다.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지역 지정이 또 다른 비규제지역의 상승세로 이어지는 ‘풍선효과’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부동산 규제지역은 1978년 토지거래허가제를 시작으로 2002년 투기과열지구, 2003년 투기지역, 2016년 조정대상지역이 차례로 도입되며 현재의 청약·전매·세제·대출 규제 체계를 갖췄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개발 호재나 투기 우려 지역의 거래를 허가제로 묶는 제도다. 투기과열지구는 청약·전매·정비사업 규제를 중심으로 운용됐고, 투기지역은 세제·금융 규제 성격이 강했다. 가장 늦게 도입된 조정대상지역은 청약 과열 대응책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대출·세제 규제가 결합되며 종합 규제로 확대됐다.

규제지역은 시장 상황에 따라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다. 2016년 11·3 대책 당시 서울과 경기 일부, 부산 일부, 세종 등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고 2017년 8·2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과천·세종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였다. 서울 11개 구와 세종은 투기지역으로도 중복 지정됐다. 2020년 6·17 대책 때는 수도권 대부분과 대전·청주 등으로 조정대상지역이 넓어졌고 수원, 성남 수정, 안양,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 동탄2 등은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됐다. 반대로 금리 상승과 거래절벽이 본격화된 2022년 11월에는 경기·인천·세종 등 규제지역이 대부분 해제됐고 2023년 1월에는 강남·서초·송파·용산만 남기고 규제지역이 대거 풀렸다.

문제는 규제를 피해 움직이는 수요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2019년 12·16 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출·세제 규제가 강화되자 수원·용인·성남 등 이른바 ‘수용성’ 지역으로 매수세가 번졌다. 특히 수원 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 의왕은 2019년 12월 넷째 주부터 2020년 2월 둘째 주까지 각각 8.34%, 7.68%, 3.44%, 2.43%, 1.93% 올라 같은 기간 수도권 누적 상승률(1.12%)을 크게 웃돌았다. 2020년 2월 둘째 주 한 주 동안에도 수원 권선구가 2.54%, 영통구가 2.24%, 팔달구가 2.15% 뛰는 등 과열 양상이 뚜렷했다. 정부는 결국 같은 달 수원 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 의왕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같은 해 6·17 대책 이후에는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김포·파주 등 규제망에서 빠진 지역이 들썩였다. 김포가 같은 해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뒤에는 인접한 파주로 다시 매수세가 이동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토허구역도 ‘핀셋 규제’의 한계를 보여준다. 서울시는 2020년 6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호재가 있는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허구역으로 묶었다. 갭투자를 차단해 해당 지역의 거래와 가격 상승을 누르는 효과는 있었지만 수요가 인접 지역으로 옮겨가는 현상도 나타났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 따르면 2020년 토허구역 지정 이후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가격 상승은 상대적으로 억제된 반면 개포·도곡·반포·신천 등 인근 지역은 더 가파르게 올랐다. 특정 지역만 묶는 규제가 수요를 제거하기보다 주변 비규제지역으로 분산시킨 셈이다. 해제 이후의 반응도 컸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잠삼대청’ 토허구역을 대부분 해제했지만 거래량 증가와 갭투자 확대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자 한 달여 만인 3월 강남3구·용산구 아파트 전체로 토허구역을 확대했다. 규제를 풀면 억눌렸던 수요가 되살아나고 다시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 더 넓게 묶는 흐름이 반복된 것이다.

최근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허구역으로 묶인 뒤 규제 대상에서 빠진 화성 동탄구와 구리 등으로 매수세가 번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동탄은 반도체 산업 수요와 광역교통망 기대가, 구리는 서울 접근성과 정비사업 기대가 맞물렸지만 규제지역 경계 밖에 있다는 점도 매수 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지정이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한 단기 처방일 수는 있지만 공급 부족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본다. 양 전문위원은 “규제는 수요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잠시 억제하는 것”이라며 “집값이 오를 환경이 갖춰져 있으면 눌려 있던 수요는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로 시간을 벌었다면 그 기간을 공급 확대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써야 한다”며 “공사비 상승 등으로 당장 아파트 공급이 어렵다면 비아파트 공급을 빠르게 보완하는 등 시장에 공급 확대 신호를 분명히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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