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말고 내 열정을 보라…광양 달군 1500명 구직 열기
‘전남광주 통합 채용박람회’ 열린 광양공설운동장 체육관 가보니
학생부터 60대까지 장사진…70개 기업 현장 면접
철강·이차전지 등 광양만권 주력 산업 활력 충전
포스코 등 대·공기업 멘토링…민관 합작 위기 극복
2026년 10월 14일(수) 20:10
14일 광양공설운동장 체육관을 찾은 구직자들이 기업 부스를 돌며 취업 정보를 얻고 있다.
“서류만 수십 차례 넣고 떨어져 어떻게 할까 막막했는데, 이번에 현장에서 면접관을 직접 마주보고 서류 외에 열정 등 제가 가진 걸 더 보여줄 수 있어 훨씬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14일 오전 광양공설운동장 실내체육관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모여든 구직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체육관에서는 이날 광양만권을 비롯한 전남·광주 지역의 일자리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주력산업의 고용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된 ‘2026 전남광주 통합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장은 이른 아침부터 단정한 정장 차림의 청년 구직자부터 풋풋한 교복 차림의 직업계고 학생, 인생 2막을 준비하는 60대 중장년까지 1500여명의 발길이 잇따르면서 장사진을 이뤘다.
입구에 설치된 ‘종합 현황판(현장참여기업 구인정보 게시판)’ 앞부터 구직자들로 빼곡했다. 수첩이나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채용 직렬과 급여, 지원 자격 요건 등을 꼼꼼히 메모하는 참가자들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미처 이력서를 준비하지 못한 이들은 참여존에 마련된 이력서 작성대와 직업정보 검색대에서 서류를 보완했고 한 켠에 마련된 취업컨설팅관을 찾아 이력서 사진 촬영과 면접 메이크업을 받기도 했다.
가장 열기가 뜨거웠던 곳은 30여 개 기업이 직접 부스를 꾸린 ‘현장채용관’이었다.
특히 덤프트럭 운전원과 중장비 정비직을 채용하는 한 중견 제조기업 부스 앞에는 단정한 정장을 갖춰 입은 20~30대 청년들이 수십 m 길게 줄을 늘어서면서 눈길을 끌었다. 구직자들은 중견 제조기업이 내건 ‘연봉 최대 4800만원’이라는 조건에 관심을 보였다.
업종 전환을 위해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권도현(35·순천시)씨는 “원래 식당 조리사로 일했는데 업계 상황이 어려워져 일을 그만두게 됐다”며 “최근 안전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오늘 현장에서 기업을 찾아 즉석 면접을 치렀다. 기업 측에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2차 전형 연락을 주기로 해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 내 공기업 및 대기업 홍보관도 온종일 붐볐다. 포스코와 포스코엠텍, 여수광양항만공사, KOTRA, NH농협은행 등 주요 기업 부스는 현직자들의 1대 1 맞춤형 멘토링을 받으려는 취업준비생들이 끊이질 않았다.
취업 전선에 일찌감치 뛰어든 고등학생들 발길도 잇따랐다. 고흥산업고 1학년 정다은·곽시윤·박민희(16) 양은 “졸업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워낙 취업난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채용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고자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광주은행과 농협 등 평소 관심이 컸던 금융권 부스에서 채용 절차와 필요한 자격 조건을 상세히 들을 수 있어 앞으로 진로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웃어 보였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광양장애인재능키움센터, 제대군인지원센터, 시·군 일자리 정책홍보관 등이 운영돼 취업 취약계층과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상담도 활발히 진행됐다.
기업들 역시 이번 통합 박람회가 알짜 인재를 현장에서 직접 검증하고 선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현장채용관에 부스를 꾸린 세영이엔지 관계자는 “지역 중소기업들은 인력 미스매치가 심해 항상 구인난에 허덕이는데, 서류 몇 장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공채로는 지원자의 됨됨이나 직무 열정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박람회를 통해 채용 비용도 아끼고 지원자 눈빛과 태도를 직접 마주하며 대화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었다. 당장 함께 일하고 싶을 만큼 훌륭한 구직자들도 여럿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번 박람회는 전남광주시와 순천·광양·고흥 등 9개 시·군, 여수고용노동지청 등이 공동 주최하고 전남중소기업일자리경제진흥원, 전남테크노파크 등의 주관으로 마련됐다. 광양국가산단과 율촌·해룡산단 등 지역 주력인 철강, 이차전지, 스마트제조 분야의 고용 위기 극복과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총 70개 기업이 온·오프라인 채용 및 홍보에 동참했다.
/광양 글·사진=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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