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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로의 언어 배우며 함께 자라는 교실

[충청타임즈] “안녕하세요”, “즈드라스트부이쩨(Здравствуйте).”

서로의 언어 배우며 함께 자라는 교실

청주 봉명초 14개 국적 이주배경학생 46.5% 차지

한국어 기초∼중급 수준별 학습 … 모국어 수업도 병행

도교육청 다문화 증가 맞춤 공교육·전인적 성장 지원

▲ 충북유아교육진흥원이 시행하는 ‘찾아가는 이주배경 유아 문화예술공연’. /충북도교육청 제공

[충청타임즈] “안녕하세요”, “즈드라스트부이쩨(Здравствуйте).”

충북 청주 봉명초등학교 교실에서는 한국어와 러시아어 인사가 매일 자연스럽게 오간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아이들이 함께 배우고 웃으며 성장하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충북도교육청은 이처럼 증가하는 이주배경학생들이 공교육 안에서 안정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어교육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며 ‘함께 성장하는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서로의 다름이 배움이 되는 봉명초 교실

청주 봉명초는 현재 602명의 학생 가운데 281명이 이주배경학생으로, 전체의 46.5%를 차지한다. 러시아·우즈베키스탄·우크라이나 등 중앙아시아권 학생 비율이 높으며 14개 국적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학교는 한국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수준별 한국어학급 12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모음과 자음부터 배우는 기초반부터 교과 학습에 필요한 학습 한국어를 익히는 중급반까지 학생 수준에 맞춰 세심하게 지원한다.

한국어학급에서는 단순한 언어교육을 넘어 모국어 수업과 수학 등 기초학력 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또 봉명초는 ‘교내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 ‘글로벌 축제’, 국제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특히 글로벌 축제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자국 문화를 소개하는 도슨트가 돼 친구들과 소통하고 학부모들도 전통음식을 나누며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한다.

우즈베키스탄 학교와의 국제교육 프로그램은 봉명초의 대표 사례다. 학생들은 온라인 한국어수업과 상호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글로벌 감수성과 자긍심을 키워가고 있다.

봉명초는 지역사회와 연계도 활발하다. 청주교대·한국교원대·청주시 가족센터·충북문화재단 등과 협력해 문해력 교육, 자존감 캠프, 정서지원 프로그램, 진로교육 등을 운영하며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교사들 역시 학생들과 더 깊이 소통하기 위해 러시아어를 배우며 다문화 감수성을 키워가고 있다.

◇증가하는 이주배경학생⋯ 충북교육의 새로운 과제

충북의 이주배경학생 수는 2015년 3263명에서 2025년 8117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약 2.5배 증가했다. 충북의 초·중·고 학생 수는 감소(2015년 19만4606명→2025년 15만8317명)하고 있지만 이주배경학생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가정과 중도입국 학생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중앙아시아권 학생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충북교육청은 단순한 적응 지원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교육’으로 정책의 방향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어학급 확대와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다문화교육 정책학교 운영, 이중언어 강점개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 개개인이 특성과 수준에 맞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어교육 중심으로 촘촘한 지원체계 구축

충북도교육청 정책의 핵심은 ‘한국어교육 중심 맞춤형 지원’이다. 도내 28개교 33학급에서 한국어학급이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집중적으로 배우며 공교육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원적학급으로 자연스럽게 복귀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 밖 지원도 촘촘히 이어진다. 입국 초기 학생을 위한 위탁교육과 디딤돌 과정, 대학 연계 지역거점 한국어 예비과정,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학습 공백을 최소화 하고 있다.

또한 멘토링 프로그램과 상담·정서지원 활동도 강화되고 있다. 소규모 맞춤형 멘토링을 통해 한국어 능력 향상은 물론 기초학습 결손 보완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문화이해교육과 진로교육도 함께 운영해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학습을 넘어 진로까지⋯ 전인적 성장 지원

충북교육청은 이주배경학생 지원을 단순한 언어교육에 머물지 않고 삶과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고 있다. ‘징검다리 과정’을 통해 입학 예정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미리 경험하며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도입국 및 외국인 가정 학생들을 위한 ‘고등학교 정원 외 선배정’으로 학업 단절 없이 진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여기에 이중언어 강점개발, 문화예술 체험,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진로교육 등을 연계해 학생들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충북형 한국어학교 설립 추진⋯ 더 체계적인 지원으로

충북교육청은 증가하는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북형 한국어학교’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일정 기간 집중교육을 받은 뒤 원적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교육기관이다.

한국어교육뿐 아니라 국어·영어·수학 등 기초 교과까지 함께 보완해 학습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특히 청주를 중심으로 진천과 음성에 분산형 캠퍼스를 구축해 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중학교 무학년제 운영과 한국어 교육과정 개발 등도 함께 추진한다.

도교육청은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2028년 개교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주배경학생의 증가는 우리 사회와 교육이 함께 책임있게 준비해야할 시대적 변화”라며 “충북교육은 한국어교육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충북형 한국어학교 설립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해 단 한 명의 학생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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