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복원팀 박사<국립생태원 제공>
최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복원팀 박사<국립생태원 제공>
저어새 재도입(방사) 개체<최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복원팀 박사 제공>
“먹황새가 우리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그곳에서 태어난 어린 먹황새가 다시 둥지를 틀고 번식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최진 박사(42)에게 멸종위기 조류 복원은 사라진 생명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오랫동안 국내에서 번식이 끊긴 먹황새를 다시 우리 땅에 정착시키기 위해 그는 개체 확보부터 증식, 서식지 분석, 야생 적응까지 복원의 전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1984년 인천에서 태어난 최 박사는 어릴 때부터 동물과 자연을 좋아했다. 건국대 축산대학을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동물행동학 석사, 서울대에서 수의산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위스 베른대에서 동물행동학을 공부한 뒤 2019년부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보전·복원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일본에서 먹황새를 국내로 들여오던 날이다. 오랫동안 끊겼던 번식의 역사를 되살리기 위한 첫걸음이었기 때문이다. 최 박사는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누군가 끝까지 가능성을 믿고 노력하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먹황새 복원은 단순히 새 몇 마리를 들여오는 사업이 아니다. 개체의 건강과 유전적 다양성을 관리하고, 번식과 자연 적응을 돕는 한편, 방사 이후에도 이동 경로와 생존 여부, 야생 정착과 번식까지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최 박사가 강조하는 복원의 기준도 방사 자체가 아닌 야생에서 스스로 살아가며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데 있다.
복원의 성패는 새를 돌보는 시설 안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하천과 습지의 서식 환경, 풍부한 먹이, 번식을 방해받지 않을 안전한 공간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국립생태원과 지자체, 연구기관, 기업, 지역 주민들이 협력해 먹황새가 돌아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최 박사는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생태계의 연결고리 하나가 끊어지는 것”이라며 “먹황새가 살아갈 환경을 회복하는 일은 그 새뿐 아니라 연결된 수많은 생명과 건강한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먹황새가 사람들의 기억 속 이름에 머무르지 않는 세상이다. 우리 하늘을 날고, 자연에서 번식하며,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모습을 누구나 당연하게 만나는 날이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자연을 지키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지키는 일입니다.”
사라진 생명을 다시 부르는 최 박사의 연구는 한 종의 귀환을 넘어, 자연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향하고 있다.
서천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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