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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산적금융ㆍ보험中] 생보업계, 장기 자금 활용 '인프라·시니어케어'...

반도체와 인공지능 같은 혁신 기업으로 흘러간다. 은행은 혁신 기업의 파트너가 되려 한다. 증권사는 부동산... 국민성장펀드는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전략 산업과 인프라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 펀드로, 10년...

[생산적금융ㆍ보험中] 생보업계, 장기 자금 활용 '인프라·시니어케어'...

장기 보험료 기반, 생산적 금융으로 이동

보험업권 40조원 투입…첨단산업·인프라 투자

투자 넘어 라이프케어로…본업 연계 전략

대한민국 금융이 대전환을 시도 중이다. 생산적 금융이다. IMF 외환위기 때 금융권은 공적자금으로 살아났다. 위기는 넘겼다. 그 뒤로는 이자 장사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6년의 금융권은 자본의 흐름을 미래 전략 산업과 자본시장으로 돌리려 한다. 금융이 국가 성장 엔진의 전략 산업으로 다시 서는 과정이다. 부동산에 묶여 있던 돈이 풀린다. 주택담보대출에 고여 있던 자금이 방향을 튼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같은 혁신 기업으로 흘러간다.

은행은 혁신 기업의 파트너가 되려 한다. 증권사는 부동산 PF에 쏠렸던 운용을 바꾼다. 모험자본 투자와 산업 중개로 빈자리를 메운다. 보험사는 기후변화와 고령화에 대비한 미래 인프라를 바라본다. 전문가들은 자본의 대이동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금융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전략 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지는 업권별로 각 3회의 기획 기사를 내놓다.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본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뀌는 현장을 점검했다. [편집자 주]

종신·연금보험 기반 장기자금을 바탕으로 보험업계가 첨단산업과 헬스케어 등 생산적 금융으로 투자 영역 확대에 나섰다. 사진=챗GPT

생명보험업계가 종신·연금보험 중심의 초장기 자금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험 본연의 보장 기능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과 인프라에 장기 자본을 공급하는 ‘기관투자자’ 역할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생보사는 수십 년에 걸쳐 보험료를 꾸준히 거둬들이는 만큼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금 특성은 단기 수익 중심의 금융기관과 달리 대규모 인프라와 첨단 산업에 장기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보험업 특성상 장기투자가 필수적이며, 핵심 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 40조 생산적 금융…정책과 맞물린 ‘자본 이동’

정책 환경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국민성장펀드 조성을 통해 장기 자금을 첨단산업과 인프라로 유도하면서 보험업권의 참여도 본격화되고 있다. 보험업권은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에 총 40조원을 공급하고, 이 가운데 8조원을 국민성장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는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전략 산업과 인프라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 펀드로, 10년 이상 투자하는 초장기 기술 투자도 포함된다. 정부가 일정 부분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보험사 입장에서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투자처로 평가된다.

보험업권은 장기계약 중심의 자산 구조상 정책 펀드와 높은 적합성을 갖는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펀드 출자자(LP) 참여뿐 아니라 인프라 투자에 대한 대출 및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 공급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생산적 금융 확대가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금융사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진정한 승자는 단순한 지원 규모보다 유망한 산업·기업·지역을 선점해 발굴하고 지원한 실적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요 생보사, 인프라·첨단산업 투자 확대

실제 주요 생보사들도 생산적 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첨단산업과 사회기반시설 중심으로 투자 확대를 추진하며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핵심 성과 지표(KPI)를 설정해 투자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교보생명은 도로·철도 등 인프라 투자와 함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화생명은 2030년까지 약 5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투자할 계획으로, 데이터센터·연료전지·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에도 5년간 2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KB라이프 역시 KB금융그룹 차원의 인프라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해 디지털·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단순 투자 확대가 아닌 ‘자본의 재배치’로 해석하고 있다. 장기 채권 중심으로 운용되던 자금이 실물경제와 산업 성장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라는 것이다.

다만 장기 자금 운용을 둘러싼 제약도 존재한다. 현재 생보업계는 초장기채 중심의 자산 운용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 불일치로 투자 여건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보험금 지급을 위해 안정적인 채권 투자 비중을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 다변화에는 한계가 있다”며 “자본 효율성과 자산·부채관리(ALM)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투자’ 넘어 ‘본업 연계 전략’…라이프케어로 확장

이번 생산적 금융 흐름에서 생보업계가 공을 들이는 영역은 ‘본업 연계 투자’다. 고령화 대응을 위한 요양·시니어케어와 AI·IoT 기반 헬스케어가 핵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생명은 시니어 사업 자회사 노블라이프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실버타운과 요양시설 운영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KB라이프도 KB골든라이프케어를 편입해 시설 확장을 추진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기존 신한큐브온을 신한라이프케어로 전환하고 2028년까지 매년 1곳의 시설 설립을 목표로 외형 확대에 나섰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교보생명이 교보 다솜케어를 설립해 사업을 개시했으며, 삼성생명은 AI·IoT를 결합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의 배경에는 보험 본업과의 시너지 확대가 있다. 요양·헬스케어 서비스와 간병보험·치매보험·건강보험을 연계하면 고객에게 보장과 실질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장기 유지율 제고와 고객 이탈 방지 효과도 기대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자금과 고객 생애주기 기반 사업 구조를 고려하면 라이프케어 산업은 필연적인 확장 영역”이라며 “투자와 보험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의 모델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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