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김명희 기자
[데일리브리프 황재희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의 추가 재원 확보를 위해 은행·보험의 자본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은행·보험업권 자본 규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이억원 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일종의 '정책 추가경정예산(추경) 조치'에 해당된다"면서 "이번 자본규제 합리화 조치로 은행권 74조5000억원, 보험업권 24조2000억원 등 최대 98조7000억원의 추가 자금 공급 여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금융사고 과징금 'RWA 반영 기간' 단축
이날 회의 내용에 따르면, 은행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에 대한 리스크 반영 부담이 낮아졌다.
과징금을 위험자산산출에 반영하는 기간이 현행 10년에서 3년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은 과징금 제재를 받으면 해당 금액의 약 7배를 위험가중자산(RWA)에 10년간 반영해야 한다.
과징금이 부과되는 금융사고 기준은 연평균 손실금액 5% 이상인 경우가 해당된다. 다만 최근 논의되고 있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은 이번 3년 단축 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이번 규제안이 적용되는 건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있다.
이외에 금융당국은 은행권 구조적 외환포지션을 해외 장기 지분 투자 및 해외점포 이익잉여금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구조적 포지션이란 해외 진출한 금융회사 현지 법인이나 지점의 출자금을 시장 리스크에 반영할 때 예외로 두는 것을 뜻한다.
은행의 노후된 신용평가모형 재개발 건에 대해선 신속히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용평가모형을 개선할 경우 성장성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건전성·수익성 개선 등에 따라 자본 비율 상승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어 생산적 금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험권, 정책 프로그램 투자 시 '위험계수' 경감
보험업권에 대해선 정책 프로그램에 장기투자 시, 자본 적립 규제를 절반 이상 완화해주기로 했다.
먼저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프로그램 투자 시, 위험계수를 49%(비상장주식 등)에서 2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위험계수란 보험 상품과 자산별 위험 수준에 따라 보험사가 추가로 쌓아야 하는 자본 규모를 정하는 지표다. 보험사들은 위험 자산에 투자할 경우 손실가능성에 대비해 자본을 더 많이 적립해야 하는데 이 부담을 완화해준 것이다.
벤처투자 위험계수도 49%에서 35%로 경감한다. 적격 벤처투자는 '벤처기업육성특별법'에 따라 벤처기업으로 확인된 기업의 주식 또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벤처펀드를 통해 투자한 사례다.
보험사 인프라 특례(위험계수 20% 적용)가 적용되는 '적격 인프라' 범위에는 기존 도로와 항만 뿐 아니라 중요성이 높아지는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기반시설 등도 폭넓게 포함하기로 했다.
매칭조정 제도도 활성화한다. 이 제도는 특정 자산과 보험부채의 현금흐름이 유사한 경우 해당 부채에는 국채가 아닌 해당 자산의 수익률을 할인율로 활용하는 제도다.
현행 제도는 자산과 부채의 현금흐름이 고정되면서 100% 매칭을 요구하는 등 기준이 엄격해 실효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업권의 변동금리 자산에 대해서도 10% 이내 미스매칭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위험계수는 은행권 수준으로 기준을 높인다.
LTV(담보인정비율) 60~80%에 해당하는 위험계수를 현행 3.5%에서 4.0%로 상향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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