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출쳐=연합]
금융위원회가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쏠림과 부실채권 과대 평가를 막기 위해 충당금 적립 기준과 대출한도 규제를 강화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에서 '상호금융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22일 관계부처가 발표한 '상호금융 제도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적용 대상은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이다. 개정안은 이날 고시와 함께 시행된다.
핵심은 부실채권의 회수예상가액 산정 방식을 손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부 상호금융조합은 장기간 연체된 PF 대출 등 부실채권에 대해 담보가치를 비교적 높게 반영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실제 손실 위험보다 충당금 적립 규모가 작아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개정안은 '고정 이하 여신'의 회수예상가액을 산정할 때 최종담보평가액을 사용할 수 있는 예외 범위를 줄였다. 앞으로 3개월 안에 법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인 경우에도 최종담보평가액 적용은 한 차례만 허용된다. 담보비율이 150% 이상이더라도 다른 예외 사유가 없으면 원칙에 따라 회수예상가액을 산정해야 한다.
고정 이하로 분류된 뒤 장기간 지난 부실 부동산 PF 대출도 규제 대상이다. 금융위는 이런 대출에 대해 회수예상가액 산정 시 최종담보평가액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다만 미연체 대출, 연체 기간이 3개월 미만인 대출, 소송 진행 등으로 경매나 공매가 어려운 경우는 제외된다.
부동산 PF 대출 한도도 새로 생긴다. 상호금융조합은 2027년 4월 1일부터 부동산 PF 대출을 총대출의 2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저축은행과 같은 수준의 규제다. 부동산업, 건설업, 부동산 PF 대출을 합친 금액도 중복분을 제외하고 총대출의 50%를 넘을 수 없다.
다만 부동산업과 건설업 종사자를 공동유대로 하는 직장·단체조합은 부동산업·건설업 대출한도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금융위는 조합원 등 실수요자에 대한 자금 공급을 막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순자본비율 4%로 상향…중앙회 건전성 기준도 강화
상호금융조합의 자본 규제도 강화된다. 금융위는 총자산 대비 순자본비율 기준을 4%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신협의 재무상태개선 권고 기준은 △2028년 2.5% △2029년 3% △2030년 3.5% △2031년 4%로 단계적으로 오른다. 재무상태개선요구 기준도 같은 기간 -2.5%에서 0%까지 상향된다.
상호금융중앙회의 경영지도비율도 저축은행 수준인 7%로 올라간다. 신협중앙회는 2027년 6.5%, 2028년 7%가 적용된다. 농협·수협중앙회는 2026년 4%에서 2032년 7%까지 오른다. 산림조합중앙회는 2026년 3%에서 2034년 7%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이번 조치는 상호금융권이 지역·서민금융이라는 본래 기능보다 부동산 PF와 특정 업종 대출에 과도하게 기댔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PF 부실이 커질 경우 개별 조합의 손실을 넘어 중앙회와 조합원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 규제 강화는 불가피한 방향이다.
다만 규제가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추려면 단순한 비율 관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조합별 PF 익스포저와 담보 평가의 적정성을 더 투명하게 점검해야 한다. 지역 소상공인과 서민 차주에 대한 정상적 자금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세부 기준도 병행해 정비해야 한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상호금융권의 건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상호금융기관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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