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와 부영 뚝섬 부지가 잇따라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서울숲 일대 대형 복합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두 사업은 성수 핵심 부지 약 4만7000㎡에 공동주택과 숙박시설, 대규모 업무·문화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인허가 절차가 변수로 등장하면서 금융비용도 빠르게 쌓여 ‘인허가 대기 청구서’도 불어나고 있다.
18일 건설·금융업계에 따르면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 시행사인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PFV)는 금융기관 차입약정 규모를 7600억 원으로 확대했다고 16일 공시했다. 2024년 한 차례 금액을 늘려 확정한 6400억 원 규모 브릿지론의 만기를 또 다시 1년 연장해 차입약정을 1200억 원 늘린 것으로, 올해 말 착공을 목표로 했지만 인허가 절차가 길어지면서 본PF 전환에 앞서 브릿지론 만기를 연장한 것이다.
삼표 측에 따르면 추가 조달 자금에는 설계비 등 사업비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금융비용 충당 비중이 대다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브릿지론은 토지 확보와 초기 사업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전환하기까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인허가 일정이 길어질수록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금융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연말 착공이 미뤄진 데는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 심의 보류가 영향을 미쳤다. 앞서 7월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는 ‘서울시 종전대지(삼표레미콘 부지) 이용계획’을 보류하면서 개발계획의 공공성과 인구 유입, 광역교통 대책 등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특히 주력 주택형이 전용 260㎡(약 80평)인 초고가 공동주택과 6성급 호텔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공공복리 목적에 부합하는지 명확히 소명하도록 했다. 고용인원 최소화 등을 통한 인구 유입 억제 수단에도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실효성 있는 저감 대책을 다시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광역 간선도로망 차원의 교통영향 분석과 개선책, 고도제한 등 국방부 협의 완료도 요구했다. 개별 건축계획을 넘어 주변 교통과 도시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표 측은 최근 보완서류를 다시 제출하고 후속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삼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본PF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수도권정비 심의를 통과하는 데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숲과 한강 사이의 2만8000㎡ 규모의 삼표레미콘 부지는1977년부터 레미콘 공장으로 사용되다가 한때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건립이 거론됐으나 무산됐고, 2023년부터 서울시와 민간 분야 사전협상을 통해 복합개발 계획이 구체화됐다. 지난 7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계획은 약 2만8000㎡ 부지에 최고 81층 주거동과 53층 업무복합동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공동주택 403가구와 오피스텔 61실, 호텔 130실에 업무·상업·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약 6081억 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통한 교통시설 개선과 유니콘창업허브 조성도 포함됐다.
인근의 부영 부지도 장기간 멈춰 있던 개발 사업의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부영이 2009년 약 3700억 원에 매입한 약 1만9000㎡ 규모의 뚝섬 부지는 9월 최고 49층, 공동주택 383가구와 숙박시설 622실, 903석 공연장 등을 조성하는 계획으로 9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부지 매입 이후 17년 만이다. 부영 부지 사업의 경우 현재 사업계획승인 신청을 준비 단계로,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등 각종 영향평가의 최종 심의가 남아 있다. 삼표와 달리 국토부 수도권정비 심의 대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남은 인허가 경로가 다른 만큼 후속 절차의 진행 상황에 따라 부영 부지의 공사가 삼표 부지를 앞설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성을 아무리 높여도 인허가가 추가적인 불확실성이 되지 않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결국 남은 절차를 얼마나 예측 가능한 일정 안에 마무리하느냐가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줄이는 관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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