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 직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일 오전 11시 13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100원(5.33%) 하락한 17만95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5.26% 떨어져 84만6000원을 나타냈다.
양사의 주가는 장 초반 이란 종전 기대감을 키우며 상승 출발했지만, 이날 오전 10시에 진행됐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 직후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했던 종전 선언이 아닌 과격한 군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재차 커진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대해 매우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이란을 사실상 석기시대로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더 이상 중동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그 해협을 이용하는 나라들이 직접 가서 확보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 급등 등 경제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이후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증시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6.7원 상승한 1520원에 거래됐고 일본 1.21%, 대만 0.99%, 홍콩 0.79%, 중국 0.16% 등도 증시 하락 폭을 키웠다.
코스피·코스닥은 3% 이상 급락해 5300선이 붕괴했으며 코스닥도 1000선이 깨질 위기다. 유독 한국 증시가 타격이 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가 내림 폭을 키우며 5% 이상 빠져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양사가 차지하는 유가증권시장의 비중이 큰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뒤틀리자 코스피도 급락세를 나타낸 셈이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보유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만큼 이들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메시지는 기존과 유사했으나, 전쟁 지속 가능성에 종전 메시지를 기대한 시장의 실망 매물이 출회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으로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전 전망이 옅어지며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진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풍에 주가가 흔들리고 있지만 상승 재료는 충분한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부가 서버용 메모리 출하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 재고가 1~2주 수준에 불과해 PC 및 모바일용 메모리를 유통 채널에 공급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며 "따라서 삼성전자는 제한된 재고와 공급 제약 속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실적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서프라이즈 구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최근 중동 사태 및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멀티플이 하향됐고, 메모리 가격 및 실적 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가에 긍정적인 이벤트들도 기다리고 있다"면서 "회사는 지난달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고,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상장된 미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재평가받기 위한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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