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상 첫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합원 4만 명이 참여하는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협상 차원을 넘어 공급망 안정성과 글로벌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직원 1인당 최대 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성과급 재원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 원에 달할 경우 성과급 규모만 45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승호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총파업으로 하루만 멈춰도 18조 원의 공백이 생긴다”며 노조의 가치를 수치로 강조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근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손실만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최대 10조 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직접 손실보다 고객 불안과 공급망 재편 압력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TSMC 등 대체 공급선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 번 이탈한 고객을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실제로 AMD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은 공급망 안정성을 ESG 평가 항목과 물량 배분 기준에 반영하고 있어, 생산 차질은 곧바로 글로벌 선도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 교수는 파업 비용을 ▲생산 중단, 매출 감소 같은 ‘보이는 비용’과 ▲신뢰 약화, 투자 연기, 산업 생태계 충격 같은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구분했다. 그는 후자가 더 장기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확대 요구는 현대차, LG유플러스 등 다른 대기업 노조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직원 보상으로 주장하며 연쇄 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주주단체가 맞불집회에 나서 향후 양측의 대립이 불가피해졌다.
26일 뉴시스가 입수한 집회신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활동에 반대해온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다음 달 21일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이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시시는 이 집회는 같은 날 오후 1시 이 회장 자택 앞에서 총파업 계획을 발표하는 집회를 예정 중인 삼성전자 노조에 반발하는 취지로 해석한다.
업계는 삼성전자 총파업은 성과급 확대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파업이 한국 경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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