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미래 사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은 한국을 찾은 리사 수 AMD CEO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MOU도 체결했다.
그러나 같은 날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쟁의 찬반투표에서 93.1%의 높은 찬성률을 보이며 5월 총파업을 가시화했다.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삼성전자)
◇ '시총 1000조 돌파'에 배당 잔치···파운드리 생태계도 강화 =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상 최대 연간 매출과 시가 총액 1000조원 돌파를 자축하며 주주들에게 합계 10조1000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전영현 부회장은 "작년 한해는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333조6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해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또 "회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AI 수요 대응을 위해 시설투자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반도체 임금 경쟁력을 강화해 인재 유출을 막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반도체 부문 경영 성과가 저조한 시기를 겪으며 실적과 연동되는 성과급 지급률이 낮아져 경쟁사 대비 임금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부터 성과급 지급이 늘어나는 추세고, 임금 경쟁력 격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호재는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삼성전자 DS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왔으나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16일(현지시간) 개막한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우리를 위해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를 만들고 있는 삼성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며 "올 하반기, 아마도 3분기부터 그록3 LPU 제품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18일 한국을 찾은 리사 수 AMD CEO와는 메모리 반도체 협력과 함께 AMD의 차세대 제품을 파운드리에서 위탁 생산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리사 수 CEO는 이날 저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눈 앞에 다가온 '5월 총파업'···성과급 숙제 해결해야 =
삼성전자 정기 주총이 열린 18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노조)는 쟁의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93.1%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당초 예고한대로 4월 23일 집회를 연 후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총파업을 진행하게 되면 2024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주도한 파업에 이어 두 번쨰다. 당시 전삼노는 총 3만1000명의 조합원 가운데 6500명(전삼노 추산)이 파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을 주도하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6만5000명이 가입해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의 지위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파업 규모는 2024년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지도부는 총파업에 3만명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이번 파업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 진행되는 것으로 파업 양상도 이전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성과급의 경우 그룹이 주도해 계열사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자칫 삼성그룹 전체의 성과급 제도를 뜯어고쳐야 할 수도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SK하이닉스와 같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 △성과급 상한선 폐지 등이다. 노조는 성과급 기준을 투명하게 하고 수익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타 사업부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은 지난해부터 협상을 진행했으나 성과급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며 결국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5월 총파업 이전까지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조 역시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요구안이 관철되기까지는 물러나기 어려운 입장이다.
5월 총파업이 이뤄지면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한 삼성전자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SK하이닉스보다 먼저 HBM4(6세대 HBM)를 양산 출하하고 HBM4E(7세대 HBM)까지 공개하며 주도권 탈환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총파업이 이뤄질 경우 삼성전자는 대규모 손실과 함께 HBM 주도권 탈환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노조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파업 시 회사는 10조원의 손실을 보지만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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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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