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쏟아낸 강경 발언에 삼성전자 주가가 출렁였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종전(협상)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 전환에 성공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며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자국 선박을 스스로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 악재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 7~8일께 올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를 향한 증권가의 펀더멘털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최근 발간된 주요 증권사 신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25만8000원~32만원 선이다. 가장 높은 목표가(32만원)를 제시한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98% 증가한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메모리 재고가 1~2주 수준에 불과해 PC 및 모바일용 메모리를 유통 채널에 공급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며 "제한된 재고와 공급 제약 속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실적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서프라이즈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순 있어도, 반도체 수요 자체는 굳건해 하락장이었던 2022년과는 전혀 다른 국면이라고 입을 모은다. 2022년 당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 심화와 긴축 기조로 IT 수요가 둔화하며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다.
반면 현재는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수요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2022년과 유사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는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뚜렷하다"며 "미 연준의 신중한 금리 인상 기조 등을 고려할 때 2022년과는 다른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선행지표 역시 증권가의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91.4로 1분기(187.6) 대비 상승해 수출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중동 지정학적 갈등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은 여전한 변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쟁 변수로 인해 여타 경기 민감 업종의 수출 모멘텀은 악화할 공산이 크다"며 "반도체와 비(非)반도체 업종 간의 수출 차별화 현상이 2분기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