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포츠계, 역대 실적 낙수 효과 기대
삼성전자 스포츠마케팅 변화 감지
수원 삼성 서포터스가 내건 이재용 회장, 이정효 감독, 고(故) 이건희 회장 걸개(왼쪽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
| 서울=한스경제 김성진 기자 | “VAMO LOS MILLOS” 프로축구 수원 삼성 서포터스 ‘프렌테 트리콜로’의 걸개가 올 시즌 개막 이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응원석 한켠에 걸린 이 걸개는 세 인물의 얼굴이 담겼다. 고(故)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그리고 이정효 감독이다.
이건희 회장 걸개에는 “THANK YOU FATHER”라는 문구와 함께 “아내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신경영 선언이 영문으로 적혔다. 구단 창단주에 대한 헌사다. 이정효 감독을 표현한 “EL LOCO(미친 남자)”는 그의 열정적인 지도 스타일을 상징한다.
눈길을 끄는 문구는 이재용 회장 걸개에 적힌 “VAMO LOS MILLOS”다. 아르헨티나 명문 축구단 리버 플레이트의 응원 구호로, ‘가자 백만장자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만 전자’를 찍은 삼성전자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K리그를 지배했던 수원 삼성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 표현이다.
▲ 멀어진 스포츠, 달라진 삼성의 전략
삼성은 오랜 기간 한국 스포츠를 주도해 온 대표 기업이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종목을 지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상위 후원사로 활동하며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때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의 타이틀 스폰서를 모두 맡았다. 삼성이 운영한 스포츠단은 항상 우승 혹은 상위권 성적을 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기류가 달라졌다.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이재용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스포츠 전략도 변화했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가 직접 운영하던 스포츠단은 그룹 홍보 계열사인 제일기획으로 이관됐고, 과거처럼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 대신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국내외 스포츠 스폰서십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 현재는 IOC 후원이 사실상 유일한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채널로 남아 있다. 여기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린 시절 승마 선수를 했고,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경기 등 스포츠 현장을 찾던 이재용 회장의 공개 행보는 이후 크게 줄어들었다.
▲ 역대 최고 실적, 다시 열릴 스포츠 투자 가능성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 달성이다. 반도체 호황이 이끈 성과다.
지난 10여 년간 이재용 회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영에 집중했다. 스포츠마케팅에서는 ‘로우키(low-key, 이목 끌지 않고 절제)’ 전략을 유지해왔다. 노출을 최소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강조하는 방향이었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은메달을 따낸 이탈리아 선수, 동메달을 따낸 캐나다 선수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리스트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으로 ‘빅토리 셀피’를 촬영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시상식에 특정 브랜드 제품이 전면 등장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로우키 전략과 다른 행보다. 삼성의 전략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스포츠계는 삼성전자의 최고 실적의 낙수 효과를 기대한다. 스포츠산업에서 기업의 존재는 필수고 후원은 절대적이다. 스포츠계에서는 “대기업의 스포츠 후원은 종목 경쟁력, 유소년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등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삼성처럼 스포츠 생태계를 주도했던 기업이 다시 움직이면 투자 심리 자체를 자극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대했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 3월 자신의 에세이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내게는 도발적인 목표가 있다. 현존 최고 기업인이 홈경기에 오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회장의 수원 삼성 홈경기 방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2013년 이후 수원 삼성 경기를 찾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경기는 2015년 한국시리즈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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