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영진과 노조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노조가 내달 파업을 앞두고 총파업 시 생산 차질 규모가 30조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반 노조 지위 확보 이후 회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은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 노조 지위 확보를 공식 선언했다. 조합원은 약 7만4000명이다. 고용노동부 확인 절차를 마치고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
이날 노조는 총파업 시 최소 20~30조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루 기준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노조는 오는 23일 총 결기대회 이후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요구안은 성과급 체계에 집중돼 있다.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고정하고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직접 교섭 참여도 촉구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 투명화를 요구해왔지만 회사는 일회성 대응에 그치는 등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4개월간 200명 이상이 SK하이닉스로 이직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이 단순 매출 공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DS) 사업부는 공정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라인 일부에 차질이 발생해도 생산 계획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HBM 등 고객사 맞춤형 제품이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경우 계약상 패널티 등 신뢰성 하락 문제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서 삼성전자는 노조에 대응해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사업장 점거 및 비조합원 업무 방해 등 불법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노조는 위법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노조는 '블랙리스트' 유출 논란과 관련해 일부 조합원의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조합원들이 동료의 노조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는 회사가 수사를 의뢰한 사안에 대해서 별도 대응 없이 절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특정 부서 단체 메신저에서 직원의 부서명, 성명, 사번, 노조 가입 여부 등이 포함된 명단이 공유된 사실을 확인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사내 시스템을 통해 약 2만 건 이상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직원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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