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사진=허지현 기자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성훈 기자 | 지난해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성과급 논쟁이 격화되며 장기화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올해 2025년을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약 40조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0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55.01% 폭증한 수치다.
이번 최대 실적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반도체 초호황기가 견인했다. 이와 함께 2026년 270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15%를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재원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사측이 노조의 요구대로 연봉의 50% 한도 내에서 지급하던 OPI 지급 상한선을 해지하고 15%의 영업이익을 지급하면 올해 지급할 성과급은 40조5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노조는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예상 55조원이며, 시장과 내부 전망치로 올해 영업이익 270조원 이상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200조 기준 특별 포상’이 아닌 실제 성과와 실적 전망에 맞는 정당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조의 주장에 상향된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노조가 요구한 40조5000억원의 성과급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37조7000억원의 예산을 뛰어넘는 액수다.
AI 붐으로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이 시작되며 실적이 상승세를 탄 만큼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올해 110조원 이상을 연구개발 및 설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넘어서는 재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삼성전자가 계획했던 투자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24년 삼성전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노조의 입장은 강경하다. 삼성전자 노조는 “DS 부문의 핵심 경쟁력은 메모리, 공통조직, LSI, 파운드리가 하나로 결합된 종합 반도체 시너지에서 나온다”며 “대표이사가 ‘직접 재원의 영업이익 비율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재원을 늘려 일부 사업부만이 아닌 온전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확대 요구는 함께 반도체 업계의 성장을 이끌고 있음에도 자사와는 차별화되는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경쟁사의 체제에 대한 박탈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23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20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 증권은 내년 영업이익을 447조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9월 노사 협상을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본급 1000%’ 상한을 폐지한 만큼 예상 실적을 기록하게 되면 SK하이닉스의 임직원들은 2년간 1인당 평균 약 5억8000만원과 13억여원을 각각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3일 오후 1시 경기 평택 캠퍼스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으로 역대급 실적과 사상 최대 성과급 요구 사이에서 노사 간 줄다리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과 노조의 성과급 요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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