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시현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1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투자 계획을 확정하며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경쟁사들도 대규모 자본 투입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면적인 투자 경쟁 국면으로 진입했다.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선제 투자 여부가 향후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업계는 공급망 주도권 확보와 리스크 관리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며 장기전 대비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사진=뉴시스)
뉴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 규모를 110조원으로 확대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0조4000억원 대비 크게 늘어난 규모로, 2021년과 비교하면 약 1.5배 수준으로 증가한 수치다.
○ AI 수요 폭증에 ‘선제 투자 경쟁’ 격화
이번 투자의 핵심은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통합 생산 역량 강화에 있다. 설계부터 생산, 후공정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해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흐름은 경쟁사들도 동일하게 따라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약 36조9000억원을 연구개발과 시설에 투입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HBM 생산 확대와 국내외 생산 거점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도 투자 확대 대열에 합류했다. 2026 회계연도 기준 자본지출을 250억 달러 이상으로 늘리며 미국 내 생산기지 확충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과 맞물린 움직임이다.
○ HBM 주도권 탈환 노리는 삼성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일부 세대 제품에서 경쟁사에 밀린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차세대 HBM4 양산 시점을 앞당기고 생산 기반을 선제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설비 구축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선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투자 방향이 HBM과 파운드리 중심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투자 리스크 대응 ‘장기 계약’ 확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업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동시에 제기된다. 반도체 공장 한 곳에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구조에서 수요가 급감할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5년 단위 전략적 고객 계약을 통해 수요를 사전에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3~5년 단위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고객사와의 다년 계약을 통해 중장기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과거와 달리 AI 시장 확장으로 공급자 협상력이 강화된 구조적 변화와 맞물린다. 빅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 계약을 선호하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가시성도 높아지고 있다.
○ 국내 산업 파급 효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확대는 반도체 장비·소재 산업 전반에 긍정적 수요를 유발하며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HBM과 첨단 패키징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기존 범용 메모리 중심 경쟁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과 공급망 재편 전략이 국내 기업 투자 방향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I 수요가 유지될 경우 투자 경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기술 격차 확보 여부가 향후 시장 지배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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