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 사진 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장덕현 사장 취임 이후 추진해 온 '고부가 가치 중심의 사업 다각화' 전략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 전방 산업에 의존하던 기존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AI(인공지능) 서버와 자동차 전장(전자장치)이라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성공적으로 장착한 결과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기는 4년 만의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를 넘어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 규모로, 기존 최대 실적이었던 2021년(1조486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장덕현號, IT 편중 구조 깨고 'AI·전장' 전면 배치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2021년말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 초기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기를 예견하고 차세대 먹거리로 AI 데이터센터와 전장 분야를 낙점하며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주도했다.
그간 삼성전기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환경 변화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업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실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삼성전기의 핵심 축인 컴포넌트 부문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전 세계적인 AI 열풍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하면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발주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의 실리콘 커패시터 / 사진 제공=삼성전기
MLCC·실리콘 커패시터 '쌍두마차'
현재 삼성전기의 MLCC 공장 가동률은 95%를 웃돌며 사실상 풀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AI 서버용 MLCC는 일반 IT 기기용보다 탑재량이 많고 단가도 높아, 출하량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고수익 구조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얇은 두께 내부에 최대한 많은 층을 쌓아야 전기를 많이 축적할 수 있는데, 삼성전기는 600층까지 적층한 고용량 MLCC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독식하고 있다.
여기에 MLCC보다 DC(직류) 전압과 온도 변화에 덜 민감한 '실리콘 커패시터'도 호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1조5570억원 규모의 대형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존 MLCC는 세라믹을 얇게 겹겹이 쌓아 만들기 때문에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실리콘 커패시터는 반도체 제조 공정(실리콘 웨이퍼를 깎아 만드는 방식)을 활용하므로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고 미세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삼성전기 FC-BGA 시제품 / 사진 제공=삼성전기
신성장동력 'FC-BGA', 베트남 라인 가동으로 날개
또 다른 성장 축인 기판 부문 역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베트남 신규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면서 공급 능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실적 성장을 이끄는 주역은 서버·네트워크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다. 반도체의 고성능화와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패키지 기판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기술 진입 장벽이 극도로 높은 서버용 기판 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이미 독보적인 기술적 해자를 구축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장덕현 사장 취임 이후 삼성전기는 단순 부품 제조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와 AI 인프라 기업의 핵심 파트너로 거듭났다"며 "성장 모멘텀이 확실한 전장과 AI 서버 매출 비중이 지속해서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삼성전기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90.7% 급증한 1조7420억원을 제시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사업 다각화에 이어 실리콘 커패시터 관련 물량이 가세하며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올해에 이어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3조273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역대급 'AI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