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첫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을 시작했다. 기존 항암제보다 더 효과적이며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를 만든다. 바이오시밀러 중심 기업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이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시장 경쟁력이 있다고 16일 밝혔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보다 개선된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SBE303는 방광암·폐암·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혈액암을 제외한 나머지 암)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 '넥틴-4'를 표적하는 ADC다. ADC는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연결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차세대 항암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E303를 '1호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오는 2030년 7월까지 진행되며, 전 세계 진행성·불응성 고형암 환자 149명이 대상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임상 1상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
SBE303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항체에 국내 바이오기업 인투셀의 링커 기술과 중국 기업 프론트라인의 페이로드가 결합된 구조다. 비임상 연구에서는 원숭이 반복 투여 독성 시험으로 40mg/kg 용량까지 내약성이 확인됐다. 관련 데이터는 오는 17일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기존 넥틴-4 표적 치료제인 파드셉과 비교해 개선 가능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파드셉은 글로벌 빅파마인 아스텔라스와 화이자가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현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화이자에 따르면 파드셉의 지난해 매출은 19억4000만달러(약 2조8700억원)다.
다만 파드셉은 말초신경병증, 피부 독성, 안과 질환 등의 부작용이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사의 신약 후보물질이 효능이나 안전성 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개발 주력 분야는 ADC다. SBE303를 포함한 총 2종의 ADC 신약 후보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에 대한 공동개발에도 착수했다. 바이오 플랫폼 기업 프로티나와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2027년 말까지 AI로 설계한 10개 후보물질 확보가 목표다.
신약 확대 전략에 따라 연구개발(R&D)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R&D 비용은 2023년 1516억원, 2024년 17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회사는 올해 R&D 비용이 4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내년부터 매년 최소 1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에 진입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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