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 현실화 속 임금·성과급·인사제도 갈등 여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임금 인상과 성과급 체계 개편 등을 둘러싼 갈등 해소를 위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부분·전면 파업 이후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된 가운데 정부까지 중재에 나서면서 이번 회의가 향후 노사 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인천 송도 사업장에서 노사정 협의 자리를 마련한다. 최근 노사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대화 중재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은 “노사정 간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노사는 최근까지도 대화 방식과 신뢰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을 이어왔다. 당초 지난 6일 예정됐던 노사 대표 간 단독 회동도 돌연 취소됐다.
사측은 당시 노조가 내부 통화 내용과 녹취 일부를 외부에 공개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는 “사측 입장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공유한 것뿐”이라며 “대화 취소는 사실상 협상 지연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노조는 고강도 요구안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 요구 사항은 특별 격려금 지급, 두 자릿수 수준의 임금 인상,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확대, 인사평가 기준 개선 등이다.
특히 성과급 문제를 두고 양측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회사의 실적 성장에 비해 직원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 측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 불확실성과 대규모 투자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갈등은 이미 생산 현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말 부분 파업에 이어 이달 초 대규모 전면 파업을 진행했다. 조합원들은 연차 사용과 휴일근무 거부 방식으로 생산라인 운영에 압박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바이오의약품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제와 HIV 치료제 일부 생산 공정이 영향을 받은 가운데, 회사 측은 파업 관련 손실 규모가 수천억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조합원들은 현장에 복귀했지만 연장근로와 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생산 일정이 빡빡한 바이오 위탁생산(CMO) 산업 특성상 장기적인 근무 거부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고객사 대응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삼성그룹 내 노동환경 변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삼성 계열사 전반에서 노조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성과급 체계와 인사제도에 대한 직원들의 문제 제기가 점차 구조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도 진전이 없을 경우 추가 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중재 아래 진행되는 이번 노사정 회의에서 실질적 타협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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