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3조원대 삼전 주식 블록딜..12조 납부 마무리
세모녀는 지분 팔고, 지배력은 이재용으로 구조 재편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 유산과 관련한 삼성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가 2026년 4월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된다. 총 12조원에 달하는 이번 상속세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드문 수준으로 평가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납부 완료를 계기로 삼성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체제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 사진편집=공공뉴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맺은 신한은행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지분율 0.25%)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각 가격은 전일(8일) 종가 21만500원에서 2.5% 할인된 20만5237원으로 결정됐으며, 거래 규모는 약 3조1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과 기존 차입금 상환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0년 10월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약 12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연부연납 방식으로 나눠 납부해 왔다.
개인별 부담 규모는 홍 명예관장 약 3조1000억원, 이재용 회장 약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 약 2조6000억원, 이서현 사장 약 2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들은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분할 납부 제도를 활용했으며, 매년 2조원 안팎의 세금을 납부해 왔다. 이달 마지막 회차 납부가 이뤄지면서 상속세는 전액 정산된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 지분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세 모녀는 보유 주식 매각과 담보대출을 병행하면서 지분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 기준으로 홍 명예관장의 지분은 2021년 말 2.30%에서 지난해 말 1.49%로 줄었으며, 이번 블록딜에 따라 1.24%까지 축소됐다. 이부진 사장은 0.93%에서 0.71%로, 이서현 사장은 0.93%에서 0.77%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이 회장은 지분 매각 없이 배당 수익과 금융 조달을 통해 세금을 납부하며 지배력 유지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삼성물산 지분 확대가 두드러진다.
이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은 기존 17.48%에서 22.01%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홍 명예관장이 보유하던 1.06% 지분을 증여받은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70%에서 1.67%로 늘었고, 삼성생명 지분 역시 0.06%에서 10.44%까지 확대됐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에 대한 이 회장의 지분 확대는 그룹 전반에 대한 영향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가족 간 지분이 분산된 형태였던 삼성의 지배구조는 2026년 현재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단일 축 구조로 재편된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세 모녀는 지분을 줄인 반면, 이 회장은 핵심 계열사 지분을 늘리며 지배구조의 중심축을 강화하는 상반된 전략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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