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를 완료한 자동차 전장·오디오 기업 하만이 인수 10년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 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넥스트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전장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하만의 2025년 연간 매출은 15조7833억원, 영업이익은 1조5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9.7%로 10%에 근접했다.이
이번 실적은 2016년 11월 9조4000억원(약 80억달러) 규모의 하만 인수를 전격 발표한 지 꼭 10년 만에 나온 결과다. 당시 인수 금액은 한국 기업이 단행한 외국 기업 인수합병(M&A)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인수 직후인 2017년 매출이 7조103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8년 만에 외형이 두 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하만은 2019년 처음 매출 10조원 고지를 밟은 뒤 2022년 13조원대, 2024년 14조원대를 차례로 돌파했고, 2025년에는 전장과 오디오 양대 사업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2025년 매출에서 전장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5~70% 수준으로, 전장 부문 매출은 10조~11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 하만이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집계하는 '세계 100대 전장 기업' 가운데 40위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핵심 전장 부품인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에서 삼성 하만은 글로벌 1위 지위를 지키고 있다. 오디오 부문에서도 소니, 보스 등 경쟁사를 제치고 무대 음향과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해, 전장과 오디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과 하만의 결합은 부품 경쟁력과 완성차 솔루션 역량의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전장 솔루션을 통해 엑시노스 오토칩과 스마트싱스 플랫폼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고, 하만은 삼성의 5G 이동통신,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과 결합해 커넥티드카 기능을 고도화했다. 또한 80년간 축적된 하만의 음향 기술은 삼성전자 TV·가전·모바일 제품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며 글로벌 IT 완제품 1위 지위를 굳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삼성 하만은 '미래 80년'을 준비하기 위한 대형 투자도 잇달아 단행하고 있다. 2025년 12월에는 독일 전장 기업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ZF의 ADAS 사업부는 자율주행용 스마트 카메라 모듈 분야 세계 1위로, 20년 넘게 축적한 자율주행 데이터가 삼성 하만의 자율주행 통합 운용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헝가리에는 1억3118만유로(약 2300억원)를 투자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연구개발(R&D) 센터와 전장 생산기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오디오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확장이 이어졌다. 삼성 하만은 2025년 5월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5000억원에 인수하며 초프리미엄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B&W)를 비롯해 데논, 마란츠, 폴크 오디오 등을 확보했다. 이로써 하만은 기존 JBL, AKG, 마크 레빈슨, 하만카돈에 더해 하이엔드 오디오의 정점으로 불리는 B&W까지 품으며 업계 유일의 멀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올해는 대표 브랜드 JBL의 탄생 80주년이자 삼성이 하만 인수를 발표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로, JBL은 기념행사를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하만이 ZF ADAS 사업부 인수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2026년 이후 자율주행 솔루션 영역에서 존재감을 한층 키울 것으로 내다본다. 전장 사업의 외형 성장과 오디오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맞물리면서,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하만이 맡게 될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CEO와 만나 배터리 및 전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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