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위원장,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심문 출석..."협박·폭행 의도 없다"
노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정당"...삼성은 "경직된 제도화" 공개 비판
정부 사후조정 새벽 3시 최종 결렬...노조, 21일부터 18일 총파업 예고
HBM·AI 반도체 경쟁 한복판 삼성전자...생산 차질 가능성에 공급망 불안 확대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 [사진=연합]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정부 사후조정 결렬 이후 총파업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노조는 "적법한 쟁의행위"를 강조하고 있지만, 재계와 산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 차질과 국가 핵심 산업 경쟁력 훼손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까지 신청하면서 노사 갈등은 결국 법정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수원지법에서 열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사건 두 번째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총파업 정당성을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정당하게 파업권을 얻은 만큼 적법하게 쟁의행위를 진행할 것"이라며 "협박이나 폭행 같은 행동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일반 제조업 노사 갈등과는 다르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AI 반도체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첨단 파운드리 경쟁의 핵심 기업인 만큼 장기 생산 차질 가능성 자체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요소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엔비디아와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반도체 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재계 우려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미국과 유럽 주요 외신들도 최근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를 AI 반도체 공급망 변수 가운데 하나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노조의 총파업 과정에서 생산라인 점거나 공정 운영 방해, 설비 차질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일부 생산라인만 흔들려도 웨이퍼 손상과 장비 복구 지연, 고객사 납기 차질 등 연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사측은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는 기존에도 제조·생산·기술 분야 인력이 협정 근로자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만큼 파업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이제 와서 파업을 못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 핵심은 결국 '성과급 제도화'다. 노조는 영업이익 15% 연동 방식의 성과급 구조와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반 OPI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사측이 우려하는 성과급 제도화 논란에 대해 "성과가 안 나면 당연히 받지 않는 구조"라며 "SK하이닉스가 지금까지 경직된 제도화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이) 하이닉스 사관학교라고 이야기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인력 유출 문제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SK하이닉스 사례를 삼성전자에 단순 적용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바일, 가전 등 사업 구조 자체가 훨씬 복합적이고 글로벌 투자 규모 역시 압도적인 만큼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중장기 투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이틀간 밤샘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새벽 3시께 공보방을 통해 "사후조정은 조합에서 결렬 선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정안에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 제도화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고 오히려 퇴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초기업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협상 결렬 직후 이례적으로 강한 수위의 입장을 냈다. 회사는 "정부가 어렵게 만든 사후조정이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무산됐다"며 "노조의 이런 결정은 회사는 물론 임직원과 주주, 국민들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삼성은 "노조가 경영실적에 따른 회사 측의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고 경직된 제도화만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영업이익 15% 자동 연동 구조 요구를 정면 비판한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안팎에서는 반복되는 노사 리스크가 오히려 삼성전자의 자동화·무인화 전환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을 중심으로 AI 기반 스마트팩토리와 로봇 자동화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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