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부에서 특정 직원이 임직원 개인정보를 무단 이용해 노조 가입 여부를 식별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측이 수사를 의뢰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4년 7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삼성전자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 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가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임직원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공유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밝혔다. 이에 회사는 9일 화성동탄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직원은 노조 가입 사이트의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악용해 특정 임직원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노조 미가입자 명단을 작성해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태는 노조가 3월 18일부터 4월 21일까지 진행하는 ‘4.23 평택 집회 설문조사’에서 사번과 녹스(Knox) ID 입력을 필수항목으로 지정하며 불거진 디지털 살생부 논란(IT조선 3월 18일, [단독] “파업 불참자 명단 관리”…삼성 노조, 사번·녹스ID 수집 강행)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3월 18일 '파업.com'에 공개한 4월 23일 집회 설문조사 내용 /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당시 노조의 행보를 두고 보안업계에선 사내 고유 식별 정보가 보안이 검증되지 않은 외부 서버에 노출될 경우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 법조계에서도 수집 목적 달성 후에도 정보를 파기하지 않고 불참자 식별에 활용하는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상 목적 외 이용 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3월 5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해 논란을 빚었다.
최 위원장은 추후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파업 미참여자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며 인사상 불이익 가능성을 직접 시사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23일 평택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