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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산업의 쌀' 나프타..정부 '수출 제한'

반도체가 이제 추경예산 돈주머니가 됐다. 미국과 유럽, 일본은 일단 전략비축유 방출로 석유와 석유화학 쪽의 급한 불을 끄려고 한다. 통제 조치도 이어진다. 스페인 등 일부 유럽국가는 유럽이 아닌 나라에 대해선...

'산업의 쌀' 나프타..정부 '수출 제한'

일부 업체 '불가항력' 공급 중단 선언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 가격 올라

정부 '나프타 수출 제한' 등 비상조치

'전쟁 추경 25조' 반도체 법인세가 밑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급하게 최고가격제를 도입해 세금으로 틀어막았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이제 '산업의 쌀'이자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가 비상이다.

한국 일부 석유화학 업체는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공급 중단을 선언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업체 재고는 2주 분량이라 '4월 중순 위기설'이 나오자 정부는 적어도 4월말까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비상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쟁 전에 톤당 630달러대였던 국제 나프타 가격은 현물거래 기준으로 톤당 1000~1100달러 선에 거래 중이다.

카타르의 가스설비가 이란의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석유에서 뽑아내는 나프타의 대체재인 LPG(프로판가스) 가격도 급등했다.

가격이 올랐을 뿐 아니라 돈을 주고도 사기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은 여천석유화학 단지에서 2공장을 멈추고 1공장만 가동할 예정이다. 여천NCC도 올레핀 전환 공정은 가동을 중단했다. 여천NCC는 최근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롯데케미칼은 시설 가동을 멈추는 정비작업을 3주 앞당겨 27일부터 시작한다.

나프타를 가공해 최종상품을 만드는 계통도. 나프타는 현대 산업의 쌀로 불린다.

나프타에서 1차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을 만들고 이를 가공해 우리 일상 생활에 필요한 옷부터 페트병, 포장지 등과 타이어, 자동차 내 외장재, 건축 배관과 창호, 전자제품 외장재 등을 만든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이유이다. 제품은 있는데 화장품 용기와 식품 포장지가 없는 사태가 생길까?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은 정부에 수입선 다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폴리에틸렌이 화장품 용기, 컵라면 용기, 반찬통, 각종 비닐봉지를 만드는 원료여서 식품업계도 상황을 주시한다. 대형 업체는 재고가 2∼3개월치가 있지만 중소업체는 더 빡빡하다.

화장품 용기 가격과 식품 포장재는 벌써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는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새로 지정하면서 수출을 막고 원료인 비축유 방출 준비에 들어갔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석유는 호르무즈 해협이 아닌 대체 경로를 활용하고, 아랍에미리트에서 긴급 도입할 2400만 배럴은 3월말부터 들어온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의 서산 석유비축기자. 연합뉴스

비축유는 4월 중순부터 방출한다.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들의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계획"이라며 "긴급 명령을 발동하면 4월말이나 5월까지로 가동중단 위기 시점을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민 생활에 밀접한 30∼40개 핵심 품목과 산업 전반의 공급망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공급망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중동에서 오던 요소도 불안하다.

비료 원료인 요소는 중동 비중이 40%를 넘고, 국제가격도 한 달 만에 50% 가까이 올랐다.

기름값에 이어 비료값도 오르면 농산물 가격을 밀어올린다.

정부 여당은 '전쟁 추경예산 25조원'을 마련해 취약계층, 소상공인, 농민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추경예산은 지역화폐 방식으로 직접 지급하고 차등 지원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당정이 4월 10일 통과를 목표로 하는 '전쟁 추경 25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가 주요 재원이다. 반도체가 이제 추경예산 돈주머니가 됐다.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의 롯데케미칼 석유화학단지 나프타 분해시설.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일본은 일단 전략비축유 방출로 석유와 석유화학 쪽의 급한 불을 끄려고 한다.

통제 조치도 이어진다. 스페인 등 일부 유럽국가는 유럽이 아닌 나라에 대해선 석유제품 수출을 금지했다.

미국은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제재대상이던 러시아와 이란 원유 거래도 풀었다. 미국 국에서 교통 수송과 농업용으로 주로 쓰는 디젤유 가격이 배럴당 5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동남아 나라들은 석유가격 통제와 함께 재택 근무를 장려하거나 주 4일제를 도입하고 있다.

태국은 석유제품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가격 통제에 나섰다.

필리핀,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은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우리는 차량 10부제 혹은 차량 5부제를 검토하는 단계인데, 미얀마는 이미 격일제(홀짝제)를 시행하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로 고유가가 길어질 거라는 불안에 국제 상품거래소에선 월요일 기준으로 밀, 콩, 옥수수, 팜유, 설탕, 커피 등 농산물 선물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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