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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복지, ESG로 진화하다] 전기요금 폭탄, 에너지 전환으로 해결하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나동준 칼럼니스트는 디지털전환교육원 수석연구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생성형 AI와 사회복지 디지털 전환의 접점을 개척하는 혁신가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사회복지, ESG로 진화하다] 전기요금 폭탄, 에너지 전환으로 해결하다

[한국강사신문 나동준 칼럼니스트] 전기요금이 오를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취약계층의 일상이다. 누군가에게 전기요금 인상은 생활비 부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냉방을 끄고 난방을 줄이며 식비와 약값을 미뤄야 하는 생존의 압박이다. 그래서 ‘전기요금 폭탄’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그것은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먼저, 그리고 더 깊게 떨어지는 사회적 재난이다.

우리는 흔히 전기요금 문제를 물가나 공공요금의 문제로 본다. 그러나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보면 이 문제는 훨씬 본질적이다. 전기와 냉난방은 더 이상 선택 가능한 소비재가 아니다. 물, 주거, 의료처럼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재다. 폭염 속에서 에어컨을 켜지 못하고, 한파 속에서 난방을 줄여야 하는 현실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건강과 안전, 존엄의 위협이다. 이를 감당하지 못해 삶의 질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개인의 절약 부족이 아니라 사회가 막아야 할 복지의 실패다.

더 큰 문제는 이 부담이 결코 공평하지 않다는 데 있다. 소득이 낮을수록, 노후주택에 거주할수록, 장애인·노인·아동 등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을수록 에너지 비용의 충격은 더 크다. 같은 전기요금 고지서라도 어떤 이에게는 감내 가능한 지출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생계를 흔드는 재난이 된다. 전기요금 문제가 곧 불평등의 문제인 이유다. 국가는 필수재에 대한 접근이 소득과 주거 조건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리지 않도록 조정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정책이 계절성 지원이나 일회성 보조에 머문다면, 이는 물가 대응의 한계를 넘어 복지정책의 공백을 드러내는 일이다.

이 지점에서 에너지 전환은 환경정책을 넘어 복지정책이 된다. 지금의 에너지 체계는 화석연료 가격과 국제 정세의 충격을 고스란히 가계에 전가해 왔다. 특히 그 부담은 늘 가장 약한 계층에게 집중됐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향상, 지역 분산형 전력체계 구축, 공공주택과 복지시설의 그린 리모델링은 탄소중립만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취약계층이 요금 폭등에 덜 흔들리도록 생활비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이며, 사후 지원 중심의 복지를 예방적 복지로 전환하는 길이다.

ESG도 같은 맥락에서 다시 읽어야 한다. 환경(E)은 탄소 감축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회(S)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와 접근권 보장으로 이어져야 하고, 지배구조(G)는 전환의 비용과 혜택이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책임 있게 설계해야 한다. 기업의 ESG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선언과 홍보를 넘어 지역사회와 협력해 복지시설 에너지 효율 개선, 취약가구 지원,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은 추상적 가치가 아니라 가장 약한 삶을 지키는 방식으로 증명돼야 한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필요한 해법도 분명하다. 먼저 에너지 빈곤을 기초생활, 주거, 건강, 돌봄과 분리된 개별 문제가 아니라 통합 복지 의제로 다뤄야 한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사회복지관은 전기·가스 체납, 폭염·한파 취약도, 노후주택 거주 여부 등을 함께 살피는 조기 발굴 체계를 상시화해야 한다. 지원도 단순 요금 보조를 넘어 노후 가전 교체, LED 보급, 단열 개선, 냉난방 효율 점검까지 넓어져야 한다. 공공임대주택과 취약계층 밀집 지역의 그린 리모델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전기요금 폭탄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계절을 빼앗고, 건강을 해치고, 인간다운 삶의 마지막 방어선을 흔드는 복지의 문제다. 따라서 해법도 분명해야 한다. 고지서가 날아온 뒤에야 급히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에너지 체계 자체를 복지의 관점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탄소를 줄였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의 불안을 덜어냈는가로 평가돼야 한다. 가장 약한 삶을 지키지 못하는 ESG는 공허하고, 에너지 빈곤을 외면하는 복지는 불완전하다. 전기요금 문제를 개인의 인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에너지 전환을 통해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때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나동준 칼럼니스트는  디지털전환교육원 수석연구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생성형 AI와 사회복지 디지털 전환의 접점을 개척하는 혁신가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C 공인코치, 경영지도사(인사조직관리) 자격을 갖추고 있다.

ChatGPT 활용 전략부터 ESG 경영, 스마트워크, 조직 활성화, 감정경영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강의를 진행중이다. 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50플러스센터, 국내외 대학·복지기관, 각종 협회 및 기업 현장을 무대로, 맞춤형 솔루션과 실전형 워크숍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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