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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요청→기립박수, 배우들도 감격 눈물…외신이 더 열광한 이창동 ‘가능한 사랑’

지난 6일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경쟁 부문에 초청된 넷플릭스 영화'가능한 사랑의 공식 기자회견이 개최된 가운데,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이 사진을 받기 위해 무대 앞으로 뛰쳐 나가고 있다.

사인 요청→기립박수, 배우들도 감격 눈물…외신이 더 열광한 이창동 ‘가능한 사랑’

지난 6일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경쟁 부문에 초청된 넷플릭스 영화'가능한 사랑의 공식 기자회견이 개최된 가운데,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이 사진을 받기 위해 무대 앞으로 뛰쳐 나가고 있다. 사진=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채널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베네치아에서 처음 베일을 벗었을 때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을 끌었다.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은 지난 6일 메인 상영관인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진행했다. 이 감독과 배우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참석한 가운데 1032석의 객석이 가득 찼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7분간의 뜨거운 기립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관객의 열정적인 환호에 배우들은 서로 돌아가며 껴안았고, 설경구와 조인성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감독 또한 벅찬 표정으로 관객석을 향해 감사 인사를 보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박수와 환호는 훨씬 더 오랫동안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배우들과 감독은 출구 쪽으로 영화제 측으로부터 안내받아 팔라초 델 시네마를 떠났다. 가능한 사랑의 주요 주제가 십계명의 ‘탐내지 말라’인 만큼, 배우들과 제작진은 관객들의 이 같은 반응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기자회견 역시 마찬가지였다. 24년 만에 베네치아를 찾은 이 감독을 향한 외신의 반응은 특히 뜨거웠다. 기자회견에 이 감독과 배우들이 입장할 때부터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취재진은 휴대폰 카메라로 연신 이 감독의 모습을 담았다.

더욱 이례적인 풍경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펼쳐졌다. 종료 안내가 나오자 일부 외신 기자들이 노트북 등 취재 장비를 자리에 둔 채 단상 앞으로 달려나갔다. 이 감독과 배우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예상 밖의 뜨거운 반응에 전도연은 웃음을 터트렸고, 조인성도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요 외신은 일제히 가능한 사랑을 이번 영화제 주요 작품으로 꼽았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경제적·감정적 불안을 파고드는 이 감독의 시선에 주목하며 작품을 조용한 강자(Quiet Powerhouse)라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두 부부의 관계를 통해 착취와 우정을 섬세하게 탐구한 작품이라고 평가하며 이 감독이 부유한 부부와 노동자 부부 사이의 불편한 관계를 단순한 풍자에 그치지 않고 절제된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짚었다.

미국 뉴욕매거진 대중문화 전문 매체인 벌처는 “이 감독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력하고, 매혹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고,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는 전도연에 대해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연기를 선보였다”고 극찬했다. 미국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신선도 지수 100%, 메타크리틱 점수 96점을 기록했다.

이같은 관심의 중심에는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세계 영화계에서 입지를 쌓아온 이 감독의 존재감이 있다. 1997년 초록 물고기로 데뷔한 그는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 밀양(2007), 시(2010), 버닝(2018) 등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아시스로 2002년 베네치아영화제 은사자상 감독상을 거머쥐며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밀양은 전도연에게 2007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시로는 2010년 칸영화제 각본상을 직접 품었다.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내놓는 영화마다 세계 영화계의 관심을 끌었다. 사회와 시대를 관통하는 문제를 인간의 삶과 관계 속으로 끌어들여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가주의가 이 감독 영화의 특징이다. 버닝에서는 청년 세대의 불안과 계층 문제를 다뤘고, 이후 또다시 8년을 기다려 내놓은 작품이 가능한 사랑이다. 이번 작품 역시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만남을 통해 노동과 계급, 욕망과 인간관계를 들여다본다.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 뒤 칸영화제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여온 이 감독이 다시 베네치아 경쟁 부문에 돌아오자 해외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24년 만에 돌아온 베네치아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 감독은 가능한 사랑으로 또 한 번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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