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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초거대산업 AI 선정, 울산 조선업 AX전환의 분수령

울산의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인 조선업이 AI전환(AX) 시대로 본격 진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초거대산업 AI 연구지원사업'에 선정돼 총 403억원을 확보했다. 국비공모 사업인 기존 '울산 석유화학 AX실증산단...

[사설]초거대산업 AI 선정, 울산 조선업 AX전환의 분수령

울산의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인 조선업이 AI전환(AX) 시대로 본격 진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초거대산업 AI 연구지원사업’에 선정돼 총 403억원을 확보했다. 국비공모 사업인 기존 ‘울산 석유화학 AX실증산단 구축사업’(사업비 290억원)에 이어 또하나의 쾌거다. 과거 굴뚝산업으로 상징되던 울산의 전통 제조업이 디지털과 AI가 결합한 첨단 AX 시대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선업 제조 현장의 AI는 공정별 최적화에 머물렀다. 용접과 도장, 검사 등 개별 단계에서는 성과가 있었지만 공정 간 데이터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 사업은 대규모 산업 데이터를 사전 학습해 전주기에 공통으로 쓰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데 초점이 있다. 설계에서 생산, 품질, 유지보수로 판단이 이어지면 공정 간 단절이 줄어들고 생산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업은 현장 데이터의 결을 그대로 다루는 데서 난도가 높다. 설계 도면과 작업지시서, 현장 영상, 센서 데이터 등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를 함께 학습하는 이른바 ‘멀티모달’ 방식이 적용된다.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현장 적용과 검증을 맡으며, 크라우드웍스는 데이터 정제와 학습 환경 구축을 담당한다. 연구와 현장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묶겠다는 점이 기존 사업과 다른 지점이다.

울산이 중심에 선 배경도 분명하다. 조선을 축으로 자동차·석유화학이 맞물린 산업 구조, 그리고 제조업 전반의 AX 전환을 내건 시정 방향이 맞닿아 있다. 조선 분야에서 축적된 모델과 데이터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경우 산업 간 전환 속도는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생산 일정 단축과 비용 절감, 품질 편차 축소 같은 직접적 성과에 더해, 숙련 기술자의 경험을 데이터로 축적해 반복 가능한 생산 체계로 전환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장 경험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구조화할 수 있다면 생산성과 기술 전승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

인재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 공정과 설계, 품질을 이해하는 현장형 AI 인력이 없으면 기술은 현장에 안착하지 못한다. 대학과 기업, 협력사, 직업교육을 잇는 인력 양성 구조를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연구개발과 생산 현장은 다시 분리된다.

이번 사업의 성패는 데이터와 현장에 있다. 협력사까지 포함해 설계·생산·품질 데이터를 같은 형식으로 쓰고 공정별 작업 기준을 맞추며, 신뢰할 수 있는 보안 체계를 갖춰야 한다. 여기에 이를 다룰 인재가 함께 돌아갈 때에만 조선업 AX는 현실이 된다.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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