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법무부 장관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이재명 정부 2차 개각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개각을 둘러싼 인사 난맥이 심화하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 논란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수사자료로 의심되는 녹취록 폭로전으로 증폭되면서 쇄신 개각 취지가 무색해진 모양새다. 문제는 집권 2년차에도 부실 검증이 초래한 공직 후보자 자질 논란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의 인사 시스템과 인선 철학이 존재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승원 후보자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청탁한 혐의로 기소유예된 사안은 대가성 여부를 떠나 신약 임상시험의 민감성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법무부 장관 적절성을 사전에 가렸어야 한다.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장관과 의원을 겸직하겠다는 용 후보자의 경우 ‘국고보조금이 기생충 정당을 양산한다’는 비판 기자회견까지 연 바 있어 ‘내로남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검증은 이런 변수들까지 미리 체크하고 판단하는 과정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했던 검증 기능을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원상 복구했다. 그러나 오광수 전 민정수석이 차명 부동산 의혹으로 낙마했고,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보좌진 갑질),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논문 표절 등)가 검증 실패로 사퇴하거나 지명 철회됐다. 게다가 갑질·부정청약 의혹으로 물러난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각각 5·18 폄훼와 내란 옹호 발언으로 경질된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과 강준욱 전 국민통합비서관 경우는 통합 인사의 무원칙함을 드러냈다. 서용주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인사라인이 김현지” 발언에서 보듯 비선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세간의 불신도 여전하다.
부실 검증과는 별개로 한동훈 의원이 김 후보자 관련 의혹 폭로전에 활용한 통화 녹취와 수사기록의 유출 의혹도 엄정히 규명해야 할 사안이다. 전직 법무부 장관이 수사자료를 입수해 악용했다면, 이는 공무상 비밀누설이자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인사가 만사’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 경위와 절차를 철저히 점검해 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차제에 인선 기준과 검증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