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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설] 한은 긴축과 정부 확장 재정, 정책 엇박자 줄여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며 1년 6개월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한 것이다.

[사설] 한은 긴축과 정부 확장 재정, 정책 엇박자 줄여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며 1년 6개월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례적인 연쇄 인상은 2%대를 웃도는 물가 상승 압력과 사상 처음 2천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수도권 집값 등 금융 불균형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선제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이 내수 위축과 기업·가계의 이자 부담을 키운다는 점을 한은이 모를 리 없다.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주택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만 연간 1조 8천억 원 늘어난다. 불과 두 달 새 0.50%포인트가 뛰어오른 데다,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려 있어, 성실하게 대출을 갚아오던 한계 차주들이 파산 위기로 내몰릴 위험도 커졌다. 그럼에도 한은이 이 같은 충격을 무릅쓴 것은 물가 오름세가 고착화되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가 치러야 할 비용을 줄이는 길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렵게 긴축의 고삐를 죄는 한은과 달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정반대의 ‘돈 풀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사상 최대인 800조 원 이상으로 편성하고, 추가 세수마저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지출 재원으로 쓰겠다고 나서고 있다. 게다가 일부 지자체는 열악한 재정 상황 속에서도 추석 민생지원금 지급에 가세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엇박자는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정책 신뢰도를 크게 훼손한다.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면 재정 역시 최소한 그 방향과 충돌하지 않도록 운용돼야 한다. 정부의 확장 재정이 통화 긴축 효과를 상쇄하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기조를 더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결국 고금리와 고물가의 이중고 속에서 대출 이자 폭탄과 경기 침체의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경제에 가장 절실한 것은 통화당국과 재정 당국의 정교하고 밀접한 정책 공조다. 한은의 긴축 기조에 발맞춰 정부 역시 지출 우선순위를 과감히 재조정하고 긴축 재정으로 방향을 맞춰야 한다. 아울러 금리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취약 차주에 대한 맞춤형 금융 지원책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책이 한목소리로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비로소 물가 안정과 부채 연착륙이라는 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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