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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청년 취업 빙하기’ 정부·기업 함께 넘자

인공지능(AI)이 확산하면서 기업 조직의 밑단에서 자료 조사, 문서 작성 등을 많이 하는 청년 일자리가... 전문직·정보기술(IT) 등 AI의 일자리 대체효과가 큰 분야일수록 취업 한파가 매섭다. 문과라서 취업하기 힘들어...

[사설] ‘청년 취업 빙하기’ 정부·기업 함께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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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실업 방치하면 성장 잠재력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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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청년 친화적으로 노동시장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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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사회공헌은 일자리 지속 창출

청년 고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서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4만7000명 줄었다. 청년 취업자는 2022년 11월부터 41개월 연속 감소세다. 청년층 고용률은 43.6%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의 수시·경력직 채용 선호로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이 힘들어지면서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졌고, 많은 청년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인공지능(AI)이 확산하면서 기업 조직의 밑단에서 자료 조사, 문서 작성 등을 많이 하는 청년 일자리가 흔들린다. 기업 현장에서 산전수전 겪은 시니어 일자리는 첨단 기술도 쉽게 대체 못하는 암묵지로 대접받지만 저연차 일자리는 줄고 있다. 전문직·정보기술(IT) 등 AI의 일자리 대체효과가 큰 분야일수록 취업 한파가 매섭다. 문과라서 취업하기 힘들어 죄송하다는 ‘문송’이 한때 회자했는데, 요즘엔 컴퓨터공학과 취업률이 급락하며 ‘컴송’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미국 AI 회사 앤스로픽은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직업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꼽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코딩 교육이 필수라고 난리였는데 이제는 코딩 자체가 필요 없어졌다.

특히 남성 청년층은 더 걱정이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25~34세 남성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89.9%에서 지난해 82.3%로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다. 고학력 여성의 전문직·사무직 일자리 진출이 늘어나면서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졌고 제조업·건설업 등에서 중·저숙련 일자리가 줄었으며 AI 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고령화에 따라 55~64세 고령층 고용률은 2004~2025년 12.3%포인트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청년층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청년 실업은 단순한 실업률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기에 실업이 길어지면 구직 포기나 장기 미취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개개인의 불행을 넘어 사회의 인적자본 축적이 지연되고 장기적으로 나라 전체의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정부도 이번 추경에 창업 지원과 직업훈련 등의 ‘청년 뉴딜’ 예산 1조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금 청년 실업은 AI와 산업의 변화, 고령화 충격 등이 얽힌 사회 구조적 문제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옳다.

노동시장은 좀 더 청년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정규직에 대한 과잉보호를 줄이고 성과에 연동된 급여체계를 확산시켜야 한다. 정년 연장 방안도 청년 일자리를 줄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청년 취업난을 타개하려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재정을 쓰고 제도를 개선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면 기업의 책임과 역할도 크다. 청년들에 적절한 직무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인재 육성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최고의 사회공헌이기도 하다. AI발 구조조정으로 청년들에게 제공돼야 할 ‘숙련의 사다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청년 취업의 빙하기는 정부와 기업이 온 힘을 모아 대처해야 할 정도로 위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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