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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설] 지방의 실정은 도외시한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

지난 23일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국민대토론회는 정부가 마련한 세제 개편을 비롯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펴기에 앞서 주택공급과 금융, 세제 전반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사설] 지방의 실정은 도외시한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

지난 23일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국민대토론회는 정부가 마련한 세제 개편을 비롯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펴기에 앞서 주택공급과 금융, 세제 전반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토론회를 주재한 대통령은 좀 더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기며 진행되었다. 그러나 지방의 시각에서 보면 토론의 중심은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안정에 맞춰져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정부는 늘 국가균형발전을 말하지만, 부동산 정책만큼은 여전히 수도권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집값을 잡는 것이 부동산 정책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의 현실적인 차이를 무시하고 하나의 잣대로 재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집값 급등과 투기 억제가 최대 과제지만, 지방은 미분양 증가와 인구 감소, 거래 절벽이 더욱 심각하다. 그럼에도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각종 금융 규제가 전국적으로 거의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지방 실수요자와 지역 경제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떠안고 있다.

지방은 더 이상 수도권 정책의 부수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다. 아직 대한민국의 절반이 수도권 밖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현실을 외면한 정책은 결코 국민 전체를 위한 정책이 될 수 없다. 실제 지방에서는 집을 사고 싶어도 대출 규제 때문에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의 과열을 잡기 위한 정책이 지방에서는 거래를 더 많이 위축시키고 지역 건설업과 부동산 시장을 침체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같은 부동산 정책이 어느 지역에서는 과열을 억제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에 관한 한 수도권의 문제와 지방의 문제는 전혀 다른 처방을 요구한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아닌 수도권 중심의 정책으로는 국가 전체의 균형 발전도, 국민의 주거 안정도 달성하기 어렵다. 부동산 정책의 목표가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데 있다면, 지역마다 다른 현실을 인정하고 차등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책이다. 이번 국민대토론회가 진정한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자리였다면, 무엇보다 지방의 절박한 현실과 균형 발전에 대한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에서 그 진정성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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