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6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동의 에너지 전쟁이 확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발적으로 차량 5부제 운행에 나서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23일부터 자원 안보 위기가 안정화될 때까지 '공직자 차량 5부제'를 본격 시행한다.
도 본청과 행정시, 공기업, 출자·출연기관 및 소속·산하기관 임직원 차량을 대상으로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해당 요일에 주 1회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업무 효율성과 사회적 배려를 위해 경차,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장애인 차량, 임산부 및 유아 동승 차량, 업무용 차량은 대상에서 빠진다고 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0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20.38원이다. 지역별로는 제주도가 1838원으로 서울(1849원)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다.
경유는 전국 평균은 리터당 1817.68원이지만 제주는 1841원으로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대를 보였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해상 운송 등 물류비가 더 들어가는 데다 렌터카 수요 등 관광지 특성이 더해져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제주도가 5부제 시행에 나서는 것은 차량 운행 비용 증가가 지역경제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경기도 군포시는 19일부터 시청 소속 전 직원과 산하기관, 유관단체 직원 등을 대상으로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차량 5부제 시행에 들어갔다.
다른 공공기관들도 솔선수범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20일 국제 유가는 중동 가스시설 피격 여파로 다시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3.0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3.94달러, 두바이유(현지 시간 19일) 137.82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당국 관계자들은 이란 전쟁 여파로 4월 말까지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경우 유가는 180달러 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가 상승이 얼마나 지속될 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에너지 전쟁이 확산되지 않기 만을 바랄 뿐이다.
재정경제부는 20일 '최근 경제동향(3월호)' 브리핑에서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 정세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비상 대책의 일환으로 동원할 수 있는 카드는 원유 수입선 다변화, 추가경정예산 편성, 석유류 수출 통제, 비축원유 방출, 유류세 인하 등이라 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 부문부터 자동차 5부제를 전면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대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문화를 지역사회로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제주도와 군포시가 차량 5부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지자체가 위기 대응의 선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어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두 지자체의 결정이 차량 부제를 포함해 전국적인 에너지 절약 확산으로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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