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옛 미군기지 캠프마켓 D구역 내 위치한 제빵공장, 사무실, 창고 등 근대건축물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부평구 캠프마켓 공원화 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중투심)를 통과하지 못했다. 중투심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추진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은 시설 조성·운영 계획, 재원 조달 방안, 사전 행정 절차 이행 등의 부문에서 보완할 게 많다는 뜻이다.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부평구 중심부에 위치한 캠프마켓은 과거 일본군 조병창과 미군기지로 사용됐다가 2023년 12월 80여 년 만에 반환 절차가 마무리됐다. 인천시는 캠프마켓 부지를 ‘생태·역사·문화가 어우러진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목표를 토대로 구체적 활용 방안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나, 의견 차로 공전(空轉)하는 모양새다. 민선 8기 인천시가 계획한 식물원은 무산됐고, 민선 9기 들어 제시된 도서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다수가 원하는 시설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어떤 ‘앵커시설’을 조성할 것인가에 논의가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재원 대책은 빠졌다. 캠프마켓 공원화 사업에는 토지 매입비와 공원 조성비 등 1조원 정도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막대한 사업비를 확보할 방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없다.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매입비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는 있지만, 캠프마켓에 얼마큼 반영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재정난을 겪는 인천시가 캠프마켓 공원화 조성비(지방비)를 제때 마련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특히 인천에서 논의되고 있는 도서관 등 앵커시설은 국비를 지원받을 수 없다. 전액 지방비를 투입하거나 민간자본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계획이 아무리 좋아도 이를 실현할 예산이 부족하다면 사업이 지연되기 마련이다. 이번 중투심 결과가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시민들과 공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캠프마켓 공원화 사업이 재정 문제로 인해 지연되거나 멈춰 설 수 있다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길 바란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지속적으로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하고 중앙부처를 설득해 나가야 한다. ‘계획과 재정의 괴리’ 현상이 비단 캠프마켓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대형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연차별 예산 집행계획 등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 계획의 실효성과 행정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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