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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삼성전자 계기, 기업 이윤 배분 규범 만들어야

카카오와 LG유플러스 등 IT업계 역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노사 갈등의 중심은 기본급 인상에서 '기업이 번 돈을 얼마나 나눌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노란봉투법...

[사설] 삼성전자 계기, 기업 이윤 배분 규범 만들어야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임금·성과급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글로벌 공급망과 수출, 증시까지 흔들 수 있는 초유의 사태를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단순한 임단협 타결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기업의 이윤을 누가, 어떤 원칙 아래, 얼마나 나눌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남겼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실상 제도적으로 배분하는 구조를 요구했다. 결국 회사는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물론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 속에서 핵심 인재를 붙잡기 위한 보상 강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 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나누는 방식은 기업 경영의 기본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크다. 당장 삼성전자 주주단체가 노사의 임금협상 합의안을 위법으로 규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적자를 낸 사업부까지 거액 성과급 대상에 포함한 것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을 흔든다. 성과급이 혁신과 경쟁을 위한 동기부여가 아니라 사실상의 고정 보너스로 굳어질 경우 기업 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기에 벌어들인 수익을 차세대 기술과 생산설비에 재투자해야 살아남는 산업이다. 지금의 이익을 무리하게 배분하기 시작하면 결국 미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흐름이 산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순이익의 30%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고,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 공유를 들고나왔다. 카카오와 LG유플러스 등 IT업계 역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노사 갈등의 중심은 기본급 인상에서 ‘기업이 번 돈을 얼마나 나눌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 범위가 확대되면서 하청·협력업체 노조까지 원청의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이 흐름이 통제되지 않으면 기업의 해외 탈출 현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노동의 정당한 보상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기업 이윤 배분 구조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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