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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설] 민주당 추락에도 국민의힘 반사이익 못 얻는 이유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수도권과 전통적 텃밭인 호남은 물론, 청년층과 기존 핵심 지지층인 40·50대까지 전 계층에서 균열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사설] 민주당 추락에도 국민의힘 반사이익 못 얻는 이유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수도권과 전통적 텃밭인 호남은 물론, 청년층과 기존 핵심 지지층인 40·50대까지 전 계층에서 균열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김민석 당 대표가 지난 8월 취임 100일 안에 지지율을 10%포인트 올리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취임 50여 일이 지난 지금 민주당은 반등은커녕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히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여권의 지지율 급락은 자업자득에 가깝다. 서민 경제와 자영업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 부진과 농지 전수조사 논란 등 민생 정책 전반에서 오락가락하는 행태를 보였다.

정권 차원의 민심 이반이 심각함에도 여권 지도부는 국민적 눈높이와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인사 실패에 따른 후속 쇄신 지연과 여권 내부의 끝없는 주도권 다툼까지 더해지면서 집권 세력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더욱 엄중히 바라봐야 할 지점은 거대 여당의 잇따른 악재와 민심 이반 속에서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전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 박스권에 답답하게 갇혀 있다. 여당의 실정과 독주에 환멸을 느낀 민심이 야당으로 이동하는 것이 정치의 일반적인 생리임에도 대중은 국민의힘을 대안 세력으로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사이익조차 거두지 못하는 야당의 무기력함은 한국 정치가 총체적 부실에 빠져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대안 정치 세력으로서의 비전과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체제하에서 선명성만을 강조하는 강성 대여 투쟁 노선에 매몰돼 있다. 강경 발언과 투쟁 일변도의 정치는 기존 결집층에는 사이다 같은 효능감을 줄지 몰라도, 중도층과 무당층에는 피로감과 거부감을 줄 뿐이다. 여기에 차기 유력 대권 주자들 간의 소모적인 파벌 싸움과 계파 갈등까지 노출되면서 야당은 국정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 정당이라기보다 사분오열된 이익 집단으로 비쳐지고 있다.

여당이 죽을 쑤고 있을 때 야당이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상대의 실책을 반사이익으로 거머쥐려는 마냥 기다리는 태도가 아니다. 국민이 집권 여당에 실망하는 이유는 민생을 외면한 정쟁과 현실과 떨어진 오만함 때문이다. 그렇다면 야당은 여당보다 더 매력적이고 구체적인 민생 대안과 정책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민의힘은 여당의 적폐를 비판하는 데만 열을 올릴 뿐 자신들이 정권을 잡으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유능한 대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금 안 변하면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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