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항일 작가인 심훈의 친필 원고가 90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에 거주하던 작가의 막내아들이 모으고 지켜온 자료들이다. 8.15 광복절을 앞두고 돌아온 친필 원고와 유품 등 59점에는 조국의 독립을 향한 작가의 열망이 가득 담겨 있다. 그 중에는 농촌 계몽문학의 대표작인 ‘상록수’ 친필 원고와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을 기뻐하면 쓴 시도 있다. 광복에 대한 처절한 염원을 담은 시 ‘그날이 오면’에는 시를 지은 날짜와 심훈의 도장이 찍혀 있고, 붉은 선과 삭제 도장 등 일제의 검열 흔적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희귀 자료다.
작품마다 일제의 억압과 검열을 피해 독립을 염원하며 작품 활동을 했던 작가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에 작품을 기탁한 작가의 손녀는 할아버지의 작품은 조국의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곳에 보내주기 원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친필 원고를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후손들이 작가의 정신을 잃지 않고 지켜왔기 때문이다. 최근 연예계에서 친일파 후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배우는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정신과 대비되면서 비난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광복 81주년을 맞아 본보는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 빈곤 현실을 특집 보도하고 있다. 본인 소유의 집조차 가지고 있는 후손이 드물 정도로 대대로 열악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광복 이후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후손들은 부와 권력, 교육을 통해 대대로 대한민국의 상류층으로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빈 말이 아닌 것이다.
현재 국가보훈부에 등록된 공식 독립유공자는 약 1만 8천여 명이며 생존 유족은 10만 명 가량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가 차원에서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주거환경이나 소득수준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정의의 기준 부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실상이다. 3.1절이나 광복절 즈음에만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는 현실이다. 기본적인 주거 안정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독립유공자 예우와 복지가 너무나 미흡함을 보여주고 있다. 나라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대와 그 후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강조한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지계승유족회장의 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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