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성 동탄, 용인 기흥, 구리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하는 초강도 규제를 내놨다. 서울과 수도권 북부를 중심으로 시행했던 규제가 경기 남부로 번져가는 집값 상승세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대출을 조이고 갭투자를 차단하며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는 이른바 3중 규제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다. 하지만 시장의 열기를 특정 지역만으로 억누를 수 있을지 우려 역시 적지 않다. 물론 이번 규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과열 양상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동탄은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고 반도체 산업 호재와 GTX-A 개통 등 교통망 개선이 맞물리며 투자 수요가 집중됐다.
더구나 삼성전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성과급 지급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커졌다. 구리 역시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역세권 개발 기대감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고, 용인 기흥도 반도체 산업벨트의 직접적인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정부가 이러한 과열 양상을 방치했다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은 더욱 커지고 시장 불안도 심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갭투자를 사실상 원천 차단한 것은 단기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 일정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는 이유다.
그러나 문제는 규제가 언제나 의도한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도 지난해 서울과 인접 지역을 강하게 규제했지만 투자 수요는 동탄과 기흥 등 경기 남부로 이동했다. 이번에도 규제 지역 밖인 오산, 평택, 안성, 이천, 처인구 일부 지역이나 충청권 등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정 지역만 묶는 방식은 시장의 자금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이동시키는 결과를 낳기 쉽다. 결국 집값 불안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다면 정부는 또다시 추가 규제를 내놓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반복되는 규제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규제와 해제가 반복되면 실수요자들조차 거래 시기를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정상적인 주택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은 단순한 투기 수요만이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 교통망 확충,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가 집중되면서 특정 지역의 주거 수요가 급증한 구조적 요인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규제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충분한 주택 공급과 교통 인프라 확충, 균형 있는 지역 개발을 통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시장 안정은 규제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 규제가 끝이 돼서는 안 된다. 부동산 시장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이 연결된 하나의 시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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