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재정 형편을 넘어선 적극적 재정 지출이 늘면서 지난해 정부 재정은 2년 연속 100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빚을 합한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 1300조원을 넘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49%에 달했다. 정부는 어제 이런 내용의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의결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확장 재정이 이어질 경우 재정건전성 관리에는 비상등이 켜질 수밖에 없다.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채무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흔들고 있다. 재정적자의 기준인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104조2000억원 적자로, GDP 대비 3.9%에 달했다. 잠정적 건전성 기준인 재정준칙 한계선(-3%)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국제 비교로 봐도 증가 속도가 빠르다. 국가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한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GDP 대비 56.7%로 주요 37개국 중 19위까지 상승했다. 2008년 30위 수준에서 가파르게 올라온 것이다.
세수 추계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도 큰 문제다. 반도체 수출 호조를 고려하더라도 회계연도 시작 3개월 만에 약 25조원의 세수 오차가 발생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실수로 보기 어렵다. 없던 세수가 생겼으니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도 된다는 명분을 제공하면서 재정 운용의 비효율을 키우고 정책 신뢰를 떨어뜨린다.
이번 추경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이라고 설명했지만, 국회 예산정책처의 분석은 다르다. 추경이 없었다면 초과 세수는 세계잉여금으로 남아 절반 이상이 국가채무 감축에 쓰였을 것이다. 이를 지출로 돌린 것은 사실상 국채를 추가 발행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재정 준칙과 운용의 투명성, 세수 예측의 정확성이 흔들릴수록 ‘재정 중독’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쌓이는 나랏빚은 결국 미래 세대의 세금으로 돌아간다. 가뜩이나 청년 세대는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단기 경기 대응을 이유로 나랏빚이 쌓여만 간다면 청년의 미래를 잠식하는 결과를 낳는다. 아무리 비상한 시기일지라도 재정은 적재적소에 써야 한다. 국회는 ‘전쟁 추경’이란 이름의 이번 추경안 심의에서 선심성 예산을 최대한 걸러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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