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채 폭탄빚내 전쟁하고 AI 투자… 1년새 4경 증가저마다 손쉬운 재정확장으로 경기부양게티이미지뱅크세계 총부채가 정부의 국방 지출과 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지난해 50경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세계 1위인 자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나랏빚’을 쌓고도 올해 이란·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단행해 부채 규모를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일본·유럽 등 주요국도 국방력 강화나 경기 부양 등 저마다의 이유로 재정 확장에 나서며 부채 증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 부채 점검’ 보고서에서 “지구촌 부채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348조 달러(약 51경6000조원)로 집계돼 사상 최고액을 다시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29조 달러(약 4경3000조원) 늘어난 것으로, 연간 증가 속도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가팔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세계 총부채 규모는 현존하는 자산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 금과 은, 백금, 팔라듐, 증권시장 상장사와 상장지수펀드(ETF), 암호화폐 비트코인·이더리움을 포함한 세계 시가총액 100대 자산을 전량 매각해도 지구상의 모든 빚을 갚는 것은 불가능하다.미국 시장분석업체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마감 종가를 반영한 세계 100대 자산의 시총 총합은 86조9000억 달러(약 12경9000조원)였다. 그중 세계 1위 자산인 금 시총은 36조 달러(약 5경3000조원)로, 세계 총부채의 10.3%에 불과하다. 인류가 지금까지 채굴해 유통 중인 금 총량(21만t 추산)의 9.6배 이상이 있어야 지구상의 모든 빚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남은 매장량은 유통량보다 적은 6만4000t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돼 금을 모두 채굴해도 세계 총부채를 상환할 수 없다.세계 7대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와 애플, 알파벳(구글 모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 모기업), 테슬라를 통칭하는 ‘매그니피션트 7’의 시총 합산은 20조1590억 달러(약 3경원)로 세계 총부채의 5.8%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 7곳과 똑같은 기업을 16개씩 추가로 육성한 뒤 모두 매각해야 부채 상환이 가능하다는 얘기다.기술 기업들은 AI 개발과 데이터센터 건립, 에너지 인프라 확보를 위한 회사채 발행량을 늘려 세계적인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알파벳은 영국 파운드화로 100년 만기 초장기채 발행까지 추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주요 기술 대기업과 관련 공급업체들이 올해 AI 기반 시설에 약 7000억 달러(약 1040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기업은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채권시장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몸집만큼 나랏빚 쌓은 미국게티이미지뱅크IIF가 집계한 지난해 세계 총부채에서 국채는 106조7000억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비금융 부문 회사채가 100조6000억 달러, 가계 부채가 64조6000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로이터통신은 “부채 증가 속도는 민간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정점으로 둔화 추세에 접어든 반면, 공공 부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더 많은 빚을 지는 구조를 심화하면서 세계 금융 환경은 기준금리 변동이나 시장 심리 민감도에 더 취약하게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국채 발행량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부분 국가에서 나타난 추세지만 지난해의 경우 국방비 지출과 AI 투자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IIF는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가 국방예산을 포함한 국가적 최우선 과제에 자본을 끌어모으고, AI 기반 데이터센터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채권시장 규모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가운데 나랏빚을 가장 빠르게 늘려가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미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지난해 GDP 대비 99%였던 미국의 공공부문 부채율이 2030년 107.7%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치대로라면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이듬해인 1946년 기록한 사상 최고 부채율(106%)을 4년 뒤에 넘어서게 된다. CBO는 “이 속도라면 향후 30년 안에 미국의 GDP 대비 부채율이 17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미국은 전쟁, 중·일은 돈 풀기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동원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데 이어 대(對)이란 군사작전까지 단행하며 부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28일 시작한 대이란 군사작전의 초기 100시간 동안 사용한 비용이 37억1000만 달러(약 5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나랏빚 부담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의 경우 GDP 대비 110%를 넘긴 부채 규모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총리가 연달아 사퇴하며 정부 붕괴 사태를 겪었고, 정부 부채율 1위인 일본에선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확장재정 정책으로 ‘돈 풀기’에 나서며 논쟁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도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재정적자율을 GDP 대비 4% 수준으로 설정해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갔다.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 늘어나 5년 연속 7%대 증가세가 유지됐다.아티프 미안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F&D매거진 3월호에 “부채에 의존한 경제 성장 구조는 근본적 불안을 안고 있다”며 “부채로 가계 소비를 견인하는 정책의 끝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고 경고했다.
빛의 속도로 느는 50경 빚더미 지구촌
세계 총부채가 정부의 국방 지출과 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지난해 50경원을 넘어선 것으로... 기술 기업들은 AI 개발과 데이터센터 건립, 에너지 인프라 확보를 위한 회사채 발행량을 늘려 세계적인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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