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생명의전화에 걸려온 전화 중 채무를 언급한 2030세대의 상담 내용
국민일보가 취재한 56명의 채무 청년은 자신이 원치 않은 빚을 낸 뒤 상환 압박을 홀로 견디고 있었다. 가족의 경제적 기반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빚을 낸 경우가 많아 가족 도움으로 상환을 받기도 어려웠다. 처음 500만원 미만으로 시작한 빚은 질 나쁜 채무로 불어나 ‘악성 채무의 늪’에 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을 빚으로 몰고 간 가장 큰 사유는 가족이었다. 56명 가운데 13명(23.2%)은 가족의 빚을 떠안거나 대리 상환의 부담을 겪어 처음 빚을 냈다고 털어놨다. 4명 중 1명 꼴이다. 성인이 된 청년의 명의를 빌려 부모가 사업비 대출을 받거나 유흥비로 탕진한 경우도 있었다. 가족의 생계가 어려워지며 부모의 생업을 돕기 위해 청년이 자발적으로 빚을 내기도 했다.
가족 병원비나 본인의 수술비 등을 부담하기 위해 빚을 낸 경우도 3명이었다. 질병이나 사고를 겪을 때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빚을 청년이 고스란히 떠안았다는 뜻이다.
AI 생성이미지
코로나19나 재해·재난으로 빚을 낸 청년도 3명 있었다. 느닷없이 닥친 생애 위기에서 청년은 빚으로 버티고 있었다. 이밖에도 청년을 노린 전세 사기,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당하면서 뜻하지 않게 빚을 지게 된 청년도 6명으로 집계됐다. 전세 사기로 1억원 남짓한 빚을 지게 된 20대 청년을 지켜본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청년이 사기 범죄를 겪게 되면 세상에 대한 안정감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상환 부담까지 생기면서 삶의 의지마저 꺾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처음 대출 금액은 평균 500만원 미만이었지만 채무 잔액이 5000만원을 넘어선 경우도 14명에 달했다. 안정적인 수입 기반이 없는 청년은 신용도가 낮아 높은 금리의 빚에 내몰릴 수밖에 없고 결국 빚을 돌려막기하다 금액이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최초에 제1금융권 외의 기관이나 대부업체 등에서 첫 대출을 받은 경우도 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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