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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빅파마 AI 전략 공통분모, '외부 협업'…K-바이오 접점 확대

AZ, 한국 혁신 생태계와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첫 발표에 나선 닉 패시(Nick Passey) 아스트라제네카 디지털·IT 총괄은 'AI in Life Science/Healthcare – From Discovery to Delivery'를 주제로 AI가 신약 발견부터 환자 도달까지 전...

빅파마 AI 전략 공통분모, '외부 협업'…K-바이오 접점 확대

28일 바이오코리아2026 'AI 기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 가속화' 세션에서 닉 패시(Nick Passey) 아스트라제네카 디지털·IT 총괄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전략이 외부 협업을 축으로 확대되고 있다. AI를 특정 연구 단계의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와 모델, 실험, 임상, 규제, 환자 선별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AI 기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 가속화'를 주제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6' 세션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일라이 릴리(Eli Lilly), 암젠(Amgen), 애브비(AbbVie), 루닛 관계자들이 연자로 나서 AI 기반 신약개발 전략과 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좌장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표준희 원장이 맡았다.

이번 세션에서 공통적으로 제시된 방향은 AI 역량을 내부 연구조직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체 데이터와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AI 활용 체계를 구축하면서도, 스타트업·학계·기술기업·의료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왼쪽부터) 닉 패시(Nick Passey) 아스트라제네카 디지털·IT 총괄, 푸쉬카르 가네카르(Pushkar Ghanekar) 일라이 릴리 프론티어 AI 시니어 디렉터, 아이칭 림(Ai Ching Lim) 암젠 연구 부문 AVP(Associate Vice President). 사진=최인환 기자

AZ, 한국 혁신 생태계와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첫 발표에 나선 닉 패시(Nick Passey) 아스트라제네카 디지털·IT 총괄은 'AI in Life Science/Healthcare – From Discovery to Delivery'를 주제로 AI가 신약 발견부터 환자 도달까지 전 과정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시 총괄은 AI 활용이 연구개발 내부에 그치지 않고 제조, 규제, 허가 이후 단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규제 부문에서는 규제 인텔리전스, 제출 계획, 번역, 허가당국 질의 대응, 전자라벨링 등이 적용 사례로 제시됐다.

그는 "엔드 투 엔드 계획과 결합해 가시성을 높이고, 중복을 줄이며, 더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제출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다"며 "이를 통해 규제 전문가들이 품질과 판단,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발표에서는 한국 혁신 생태계와의 협력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패시 총괄은 한국이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지역 간 의료 접근성 차이 등 과제를 안고 있다고 언급하며,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조기진단 및 환자 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개별 조직 하나가 의료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며 "환자와 의료시스템, 아스트라제네카 모두에 도움이 되는 '윈-윈-윈' 구조를 만들기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의료체계의 과제와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춘 혁신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국내 혁신기업과 연결하고 글로벌 시장 진입 경로와 수출 준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프로젝트 노바(Project NOVA), 서울바이오허브와의 공동 혁신센터, 국내 기업과의 디지털 병리·폐암 조기검진 협력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패시 총괄은 루닛 영상 AI가 브라질 폐암 조기검진 프로젝트에 활용된 사례도 언급했다. 국내 의료 AI 기술이 글로벌 제약사의 조기진단 프로젝트와 연결된 사례다.

릴리, AI 기반 분자발굴 '운영체계' 구축

푸쉬카르 가네카르(Pushkar Ghanekar) 일라이 릴리 프론티어 AI 시니어 디렉터는 'Building the Operating System for AI-Native Molecule Discovery'를 주제로 발표했다.

가네카르 디렉터는 릴리가 내부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동시에 분자발굴 방식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데이터, 외부 데이터, 전자연구노트, AI 모델, 기관 지식이 각각 분리돼 있는 상황에서 이를 연결해 과학자의 가설을 빠르게 실험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우리가 하려는 것은 생각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라며 "인사이트나 가설이 있을 때 이를 더 빠르게 실행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에이전트와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릴리가 제시한 체계는 AI를 챗봇처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내부 특화 모델,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ADME 관련 모델, 재고·샘플 관리 시스템, 연구 협업 소프트웨어를 연결해 연구자가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수행하던 업무를 줄이는 구조다.

가네카르 디렉터는 "우리가 말하는 AI 기반 분자발굴 운영체계는 가설을 만들고, 결과를 해석하고, 데이터와 모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며 "과학자들이 더 빠르게 답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내부 챗GPT처럼 활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적용 영역으로는 단백질 엔지니어링, 분자 엔지니어링, 에이전트 기반 실험실이 제시됐다. 단백질 엔지니어링에서는 AI가 새로운 서열을 대신 고안하는 것보다, 과학자가 설계한 후보 서열의 발현·안정성·정제 가능성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새로운 단백질 서열을 만드는 것은 과학자들이 매우 잘하는 일"이라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과학자들이 그 서열을 고민할 수 있도록 업무를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는 재고 관리와 샘플 관리도 AI 에이전트와 연결하고 있다. 물질 검색, 주문 생성, 샘플 준비 요청을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가네카르 디렉터는 AI 에이전트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수집된 데이터, 구축된 아키텍처, 실제 과학자들의 업무 역량을 기반으로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구축하는 에이전트는 진공 상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며 "수집한 데이터, 구축한 아키텍처, 매일 일하는 과학자들의 역량 위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을 단순 업무 자동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업무 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암젠, 인간 유전학·임상 최적화에 AI 적용

아이칭 림(Ai Ching Lim) 암젠 연구 부문 AVP(Associate Vice President)는 'Rewriting Molecular Discovery with AI'를 주제로 암젠의 AI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림 AVP는 암젠이 단백질 기반 바이오텍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다중특이 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저분자, 복합 모달리티 등으로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역시 특정 기술 자체보다 타깃과 환자 필요에 맞는 모달리티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그는 "AI를 얘기하는 자리이지만, 먼저 실제 실험실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부터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타깃과 환자의 필요에 가장 적합한 모달리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가설을 세우며, 이를 바탕으로 의약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암젠은 질환 이해 단계에서 인간 유전학 데이터, 대규모 멀티오믹스 데이터, 실제임상자료와 근거를 통합하는 접근을 제시했다.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를 통해 축적한 인간 다양성 분석 데이터와 실험실 검증을 결합해 신규 타깃 가설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림 AVP는 "컴퓨테이셔널 바이올로지와 구조 예측에서 출발할 수 있지만, 여기에 인간 데이터와 대규모 멀티오믹스 데이터, 실제임상자료와 실제임상근거를 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통합 분석과 실험 검증이 새로운 질환 타깃 가설 형성에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임상 개발 단계에서는 AI 기반 임상시험 최적화 모듈이 소개됐다. 해당 모델은 과거 임상시험 수행 데이터와 국가·기관·환자군 특성 등을 바탕으로 임상시험 등록 속도를 예측하고, 등록 가능성이 높은 기관을 선별하는 데 활용된다.

림 AVP는 "임상시험 등록과 실행은 신약개발에서 모두가 직면하는 과제"라며 "과거 임상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임상시험의 등록 속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로 예측된 기관을 선택했을 때 하위 기관보다 등록 속도가 2배 이상 높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의약품 설계에서는 예측 AI와 생성 AI가 함께 활용되고 있다. 암젠은 치료영역별 데이터에 맞춘 목적 지향 모델을 구축하고, 점도·응집·면역원성 등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물성을 사전에 고려하는 방식으로 대형 분자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강명선 애브비 디스커버리 AI 파트너십 디렉터, 안창호 루닛 의학부서장. 사진=최인환 기자

애브비 "외부 혁신은 핵심 수단"…파트너링 구조도 변화

강명선 애브비 디스커버리 AI 파트너십 디렉터는 'AI Innovation Trend and AbbVie Partnering Strategy'를 주제로 AI 혁신 환경과 애브비의 협력 전략을 발표했다.

강 디렉터는 프런티어 대형언어모델의 출시 주기 단축,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과 빅파마 간 새로운 거래 유형, 에이전틱 AI 확산, 바이오파마 내 AI 적용 성숙도 차이를 주요 흐름으로 제시했다. 그는 AI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외부 혁신을 파악하고 협력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디렉터는 "AI 혁신에서는 매일 새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프런티어 대형언어모델의 출시 주기가 계속 빨라지고 있고,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과 바이오파마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파마 기업이 모든 AI 기술을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 디렉터는 "경쟁 정보는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라며 "혁신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애브비 한 회사가 모든 기술을 개발하고 성숙시키기는 어렵다. 외부 혁신은 핵심 수단이며, 이 분야 혁신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AI·바이오파마 생태계도 주요 사례로 언급됐다. 강 디렉터는 중국 AI 기업들이 효율성, 오픈소스 활용, 대규모 데이터, 연구 인력 기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이러한 강점이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AI 신약개발 기업에서는 고품질·고처리량 도메인 특화 데이터 생성, 모달리티별 특화 아키텍처, 데이터와 파라미터 효율적인 모델 훈련이라는 세 가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중국에서 해외로 나간 거래의 3분의 1 이상이 AI 기반 신약개발 거래였다"고 설명했다.

거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강 디렉터는 2024~2025년 AI 신약개발 분야 거래가 전통적인 자산 라이선스 중심이었다면, 올해에는 기술 라이선스와 자산 라이선스가 비슷한 비중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데이터 공동 생성, 기술 라이선스가 결합된 협력 모델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애브비는 발견 단계에서 질환 생물학 이해, 타깃 발굴, 정밀의학, 바이오의약품·저분자·펩타이드 치료제 설계, 적응증 확장, 병용 전략, 동반진단 등을 주요 협력 영역으로 제시했다. 개발 단계에서는 임상시험 설계와 표본 수 최적화, 문서 자동화, 임상시험 등록 기간 예측, 고잠재 기관 추천 등을 AI 적용 분야로 언급했다.

루닛, 병리 이미지 기반 AI 바이오마커 개발 사례 제시

안창호 루닛 의학부서장은 '신약 개발 협력을 통한 AI 기반 바이오마커 개발 고도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앞선 글로벌 제약사 발표가 AI 전략과 파트너링 구조를 중심으로 했다면, 루닛 발표는 AI가 환자 선별과 치료 반응 예측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병리 이미지 기반 바이오마커 사례로 설명했다.

안 부서장은 치료 바이오마커를 특정 약물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고 질환 이해를 돕는 정보로 설명했다. 그는 DNA, RNA, 단백질, 혈액, 조직 등 다양한 데이터 원천 가운데 병리 이미지가 정보량과 비용·재현성 사이에서 실용적 위치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부서장은 "1~2cm 크기의 조직 안에도 종양세포와 면역세포, 세포의 공간 분포 등 환자의 종양 생물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풍부한 정보가 담겨 있다"며 "병리 데이터는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사람이 이해하는 데 AI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ER2 저발현 판독 사례도 제시됐다. 항HER2 치료 패러다임이 HER2 3+ 여부를 구분하던 단계에서 HER2 음성과 저발현을 구분해야 하는 단계로 바뀌면서, 병리 전문의 간 판독 일치도 문제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안 부서장은 "HER2 3+와 나머지를 구분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HER2 음성과 저발현을 구분하는 것은 육안으로 매우 어렵다"며 "숙련된 병리전문의 3명이 판독했을 때 전체 일치도는 60~70%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루닛이 참여한 연구에서 4개 AI 솔루션은 병리전문의 합의 판독과 70~80% 수준의 일치도를 보였고, AI 보조는 판독 시간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HER2 발현을 연속적인 수치로 정량화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사람은 0, 1+, 2+, 3+처럼 구간화된 방식으로 판독하지만, AI는 발현 정도와 패턴을 연속 스펙트럼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TROP2 표적 ADC 사례에서는 단순 발현 강도보다 세포막과 세포질 내 발현 패턴을 함께 보는 방식이 소개됐다. 안 부서장은 "기존 면역조직화학 염색 강도만으로는 해당 약물에 반응할 환자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AI 모델은 세포 수준과 세포 내 구획 수준에서 분석해 막 발현과 세포질 발현 비율을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컴퓨테이셔널 AI 병리 바이오마커가 실제 약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를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자체 AI 모델을 통해 다양한 면역조직화학 이미지를 조직 수준, 세포 수준, 세포 내 구획 수준에서 분석하고 있다. 발현 강도뿐 아니라 발현 패턴까지 함께 평가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적용 영역으로는 H&E 이미지 기반 분자검사 선별이 제시됐다. 안 부서장은 "분자검사는 암 진단에서 중요하지만 비용과 시간이 들고 조직도 소모된다"며 "AI 모델을 적용하면 분자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해 단일 H&E 이미지에서 EGFR 변이 여부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만들었다"며 "독립 데이터셋에서 성능을 검증했고, 다양한 스캐너와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지 견고성을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닛은 단순 PoC 연구에 그치지 않고 AI를 실제 임상과 환자에게 가져가고자 한다"며 "병리 AI 솔루션은 소프트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드웨어와도 강하게 연결돼 있어 진단 분야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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