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윤영 신임 대표이사. /사진=KT
KT가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대표이사 후보를 신임 대표로 공식 선임한다. 이로써 길었던 경영 공백을 깨고 '기술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정통 KT맨'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업계의 시선은 박 신임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단행할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조직 슬림화의 강도에 쏠리고 있다. 박윤영 대표는 1992년 한국통신 입사 이후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부문장(사장) 등을 역임하며 KT의 B2B(기업 간 거래) 성장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박윤영 호의 첫 번째 과제는 비대해진 조직의 군살을 빼는 일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취임 직후 본사 조직 재정비와 현장 조직의 대대적인 슬림화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00명 안팎에 달하는 임원 수를 최대 30%까지 줄이는 파격적인 인적 쇄신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구체적인 조직 개편 방향으로는 △현재 7개인 광역본부의 통·폐합 △전임 경영진 체제에서 도입된 토탈영업센터 폐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실행력을 높여 조직의 기동성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미 계약 종료 예정인 일부 임원들에게는 개별 통보가 이뤄지는 등 후속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화려한 출범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 앞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경쟁사와의 격차 해소다. SK텔레콤(SKT)과 LG유플러스가 AI와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개편하며 치고 나가는 동안, KT는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혼선과 이사회 리스크로 인해 경영 시계가 사실상 멈춰 서 있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이달 초 MWC에 현직 및 차기 CEO가 모두 불참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의 공백이 확인된 만큼, 박 대표는 취임 즉시 이사회를 소집해 멈춰있던 투자 의사결정을 재개해야 한다. 이사회가 조속히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박 대표가 구상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과 AI 전략 투자 역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와 업계에선 박 대표의 등판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내부 사정에 밝은 정통 인사인 만큼 조직 안정화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또한, B2B 사업에 특화된 그의 이력이 KT의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대표는 내부 사정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B2B와 신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탁월해 조직 장악력이 높을 것"이라며 "다만 경영 공백 기간에 지체된 대규모 투자와 AX 전환 로드맵을 얼마나 신속하게 본궤도에 올리느냐가 박윤영 체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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